[수첩] 코로나 위기 종식되면 환자는 다시 돌아올까
상태바
[수첩] 코로나 위기 종식되면 환자는 다시 돌아올까
  • 주경준 기자
  • 승인 2021.05.10 06:2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기처방 중심 시장재편 가속화...일반의약품 확대 전망

코로나19 위기가 종식되면  환자들은 다시 병의원을 찾을까. 1년 이상 지속되는 코로나19 유행 환경 속에 환자들의 행동변화를 살필 수 있는 일부 통계와 개원, 개국가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조심스럽게 향후 시장을 예측해 봤다.

환자들의 의료소비 패턴 변화를 살필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가 누적되지 않았지만 현재 활용할 수 있는 보건복지부의 의료서비스 경험조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약제비 사용현황, 유비스트의 처방조제 현황 등을 중심으로 한 여러 통계를 토대로 변화를 살폈다.

먼저 의료서비스 경험조사에서 2020년 살필 수 있는 변화는 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국민의 비율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2017년 조사 이래 지난해가 38.3%로 가장 높았다.  외래 60.8%와 입원 3.5%(외래 입원 중복이용 포함) 등 61.7%만 의료서비스를 이용했다. 

이는 2019년 의료서비스 미이용비율 29.6%에 비해 약 10%정도 높아졌다. 2018년 의료서비스 미이용률 36.1%, 2017년 31.4%에 비해서도 낮아진 경향성을 보여준다. 

두번째 살펴볼 수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약품 사용현황 자료로 원외처방조제 월평균 환자수다. 2019년 월평균 2238만명에서 2020년 2085만명으로 월 200만명 정도인 10.34%가 감소했다.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환자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경향성을 살피기에 무리는 없다. 같은 자료 분석에서 1인당 약품비는 19년 평균 5만 5328원에서 20년 6만 3616으로 8천원 정도 증가했다. 환자가 급감한 3차 유행시즌인 2021년 1~3월 환자 1인당 약품비는 더 늘어나 각각 6만 6964원, 6만 7800원, 6만 9897원으로 7만원을 돌파할 움직임이다.

의료서비스 미이용자의 증가와 함께 병의원 방문환자의 병의원 이용패턴이 급성기 단기처방이 감소하고 장기처방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유비스트의 처방건수와 처방조제액 등을 통해 검증해보면 16년부터 19년까지 처방건수는 20억건 전후로 거의 증감이 없이 약품비만 늘어나는 구조였다. 다만 20년에는 약 처방건수는 16억건으로 20% 정도 감소했다. 이 대목에서 17년부터 사실 환자는 크게 늘지 않고 장기처방 증가로 처방조제액만 성장하는 구조였다는 점은 참고할만하다.

충분한 데이터는 아니지만 병의원과 약국의 환자 감소 요인은 병의원을  찾은 않은 사람들이 많아졌고 장기처방이 늘어나는 두가지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 가능하다. 

부가적으로 세부적 내용 몇 가지를 더 살폈다. 원외처방 종별 환자의 구성비를 살피면 상급종병은 16~19년 3.03~3.19%에서 20년 3.31%로 비중이 소폭 높아졌다. 또 상급, 종합병원은 비중이 높아지고 중소병원과 의원은 다소 낮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원인은 병원을 찾지 않은 급성기 환자 감소다.

2020년 모든 종별 10세단위 연령별 환자 증감을 살핀 결과 모든 구간의 환자가 감소했으나 80,90세 환자의 의원급 의료기관 처방조제 건수만 유일하게 늘었다. 특히 80대의 의원급 처방건수는 19년 9381만건에서 9727만건으로 늘어나는 뚜럿한 차이를 보였다.

전체적으로 만성질환이 많은 노인환자들의 병원이용율은 낮아지고 의원급 의료기관을 찾는 비중이 높아졌으나 급성기환자 감소 규모가 더 커 의원을 찾는 환자 비율이 좀 더 낮아지는 현상을 발생시켰다.

지역별 처방조제액 증감내역을 잠깐 살피면 2019년 대비 2020년 처방조제액은 전체 7천억원 정도 성장했으나 서울지역에서는 약 4.5% 감소했다. 20년 1분기 대비 21년 1분기 처방조제액은 더 뚜렷한 차이를 보이면서 7% 줄었다. 

지방인구 감소 등 여러 요인 고려 없이도 전반적인 통계의 경향성은 노인환자가 많은 지방이 코로나19 타격에서 좀 더 자유로웠다. 

정리하면 기존 병원을 이용하던 노인환자 중심으로 만성질환자는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이동하고 의원급을 찾던 급성기 환자는 더 많이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외 심평원과 유비스트 자료 교차분석 결과 코로나 1,2,3차 유행시기 환자 증감은 정확히 반비례했으며 질병관리청의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감염성 질환의 유행은 전혀 없었다.

또다른 축인 일반의약품 경우 아이큐비아 통계로 감기약 매출은 지난해 1천억원을 돌파하며 성장했다. 의약품수출입협회 집계로 일반약 수입액은 8.4%가 증가했다. 국내제약사의 일반약 매출은 업체별로 상이한 결과를 보여주지만 급여의약품과 달리 환자의 감소 현상의 영향을 덜 받았다.

만성질환 중심 전문의약품 시장은 견고하나 급성기 전문약 시장은 축소된 대신 일반의약품의 매출이 이를 대신하는 구조라는 분석에 무리는 없다. 실제 심평원의 약효군별 급여액 변화 추이를 살피면 항생제 -15~30%, 진해거담제 -23.85%, 해열 진통 소염제 -1.37% 등으로 시장이 축소됐다.

자가치료, 예방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의료서비스 이용자들의 패턴 변화가 있음을 조심스럽게 진단할 수 있다.  

의료서비스 이용자들의 패턴 변화 속에 아이큐비아 인류 데이터과학 연구소의 코로나백신 시장 규모 예측 자료는 코로나19 유행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구체적으로 시사한다.

2025년까지 백신 시장은 규모가 축소하지만 원인은 2회 접종이 1회 부스터 샷으로 전환되고 단가가 낮아짐에 따른 원인으로 접종 규모는 꾸준할 것으로 전망했다. 독감처럼 유행성 질환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과 흐름이 같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의약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기대는 여전히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반면 개원, 개국가의 현장 목소리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대응해 나가야 할 때" 라고 진단한다.

아직 의료소비자의 변화를 감지할 충분한 정보가 마련되지 않았지만 코로나 이전으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향후 시장변화 흐름에 맞는 대응 전략을 마련해 나갈 준비가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더 설득력을 갖는다. 

충분하지 못한 분석이나 건강관리 및 예방, 자가치료 시장의 성장과 의료전달체계의 강화, 약국의 역할 확대 등에 대한 논의가 좀 더 활발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좀 더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시장 변화를 전망하고 대응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mom 2021-09-02 10:21:29
유용한 기사 감사합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