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심사체계·20년 적정성평가, 새 판짜기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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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 심사체계·20년 적정성평가, 새 판짜기 주력"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1.05.06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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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민 심사평가원장, 취임 1년 간담회서 밝혀

김선민 심사평가원장은 "지난 1년간 가장 의미있으면서도 어려웠던 일은 단연 심사평가체계 개편"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사력을 다해 임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44년간 해오던 진료비 심사와 20년간 해 오던 적정성 평가의 새로운 길을 만드는 건 어떤 일보다 의미 있는 일이다. (새 판짜기는) 지금도 진행중이고 계속 전진하고 있다"고 했다.

김 원장은 취임 1년을 맞아 지난 4일 전문기자협의회 소속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올해 핵심 추진과제로도 심사평가체계 개편을 차질없이 진행하는 걸 첫 손에 꼽았다. 보장성 강화 후속정책 지원, 의료제공 체계 합리화 방안 모색, 정보통신 역량 고도화 등도 핵심추진과제라고 했다.

반발을 사고 있는 의원급 비급여 관리정책과 관련해서는 "의료계에서도 비급여 진료비를 관리해서 국민들이 아플 때 의료비부담을 가볍게 해야 한다는 정책 방향에 공감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어 "공개항목 선정이나 공개방식 등 실무적인 사항들을 의료계와 충분히 논의하면서 추진해 합리적인 방식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적정성 평가 방향에 대해서는 "환자중심·환자안전으로 영역을 더 넓히고 국민이 체감하는 평가를 실시하며 국가 의료질 향상을 주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적정성 평가가 나아갈 방향과 발전전략이 담긴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해 지속가능한 평가체계를 완성하고자 한다"고 했다.

다음은 김 원장과 일문일답이다.

-벌써 취임 1년입니다. 소회 한 말씀

=지난 일년을 돌아보면 비전을 제시하고 위기를 관리하는 일이 제 일의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그 일들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직원 한 분 한 분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는 모습을 수시로 목도했습니다. 15년간 심평원에서 일하면서 우리 원 직원들이 성실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책임감이 강하다는 건 원장이 돼 더욱 실감합니다. 전 직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지난 1년간 많을 일들을 추진해 왔습니다. 의미 있었던 일과 아쉬웠던 일을 꼽는다면 어떻게 있을까요?

=가장 의미 있는 일인 동시에 가장 어려웠던 일은 단연코 심사평가체계 개편입니다. 우리 원이 44년간 해오던 진료비 심사와 20년간 해 오던 적정성 평가의 새로운 길을 만드는 건 그 어떤 일보다 의미 있는 일이었습니다. 오랫동안 해오던 일인 만큼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진행 중인데, 계속 진전하고 있습니다. 

가장 잘한 일은 코로나 19 위기 대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내부적으로는 확진자가 발생할 때마다 미리 만들어진 매뉴얼과 업무 분장에 의거해서 빠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추가 확산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올해 핵심 추진과제와 사업은 어떤게 있을까요?

=올해는 네 가지 분야의 핵심과제를 설정했습니다. 우선 심사평가체계 개편을 구체적으로 차질 없이 진행하는 것입니다.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평가발전 방안도 구체적으로 모습이 드러나 이제 전략적 실천과제를 추진해 나갈 예정입니다. 

다음은 보장성 강화 후속정책 지원입니다. 보장성강화 후속조치로 비급여 보고 의무화를 골자한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됐고, 정부는 비급여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맞춰 진료비확인신청제도를 비롯한 우리원의 기존 비급여 관리 업무들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개별 업무도 고도화해 나가겠습니다.

또 보장성강화의 일환으로 급여화된 항목에 대해 재평가를 시작하고 이를 제도화할 계획입니다. 진료비 현황을 거시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그에 따른 대책도 제시하겠습니다. 

의료제공체계 합리화를 위한 방안도 모색하겠습니다. 일차의료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중증도에 따라 의료자원을 배분하는 시스템도 아직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지난해 추진한 지역의료기관 홍보사업을 확대하고 발전시키는 등 의료제공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심평원의 노력을 더욱 발전시키겠습니다.  

우리원의 정보통신 역량도 더욱 고도화하겠습니다. AI,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도입해 우리원 업무 전반을 고객의 편익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업그레이드하겠습니다.

-지난해 심사체계개편을 위해 조직도 개편했습니다. 심사체계 개편은 앞으로 어떻게 진행돼 가는지요?

=2017년 정부 보장성 강화대책 발표와 함께 본격화된 심사체계개편의 목표를 몇 가지 키워드로 정리하자면, 첫째 심사편차를 줄이고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것, 둘째 과거 비용 일변도의 심사에서 질과 비용을 같이 보는 방식으로의 변화, 셋째 청구 건단위로만 판단하던 것에서 의료기관 단위 데이터를 결합해 판단의 정확성과 일관성을 높인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첫 번째 기존의 불명확했던 심사기준들을 정비하는 일에서 출발했습니다. 환자안전 등 시급성을 요하거나 개선 요구가 많은 항목은 의학적 근거에 기반해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행정해석이나 심사지침도 정비·모니터링해 기준화하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항목을 정비했고(2020년, 216건), 올해는 입원료 등 약 300건에 대한 심사기준을 검토 개선할 정입니다. 내년(2022년)이 되면 기존의 항목들 가운데 지침화 할 수 있는 것들은 대개 마칠 것으로 예상합니다.

두 번째로 데이터에 기반한 심사를 위해서 18년부터 분석심사를 개발해왔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분석심사도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고혈압 당뇨병, 슬관절 치환술을 중심으로 질과 비용을 함께 보는 방식으로 선도사업을 해 왔던 주제별 분석심사가 그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는 경향기반 분석심사로서 기관단위 경향을 파악하면서 일관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자율형 분석심사인데, 자체적으로 진료와 심사청구 관리 인프라를 갖춘 대형병원 중심으로 의료 질과 비용을 자율적으로 관리하면서 문제 인식·개선을 통해 건강결과의 실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새로운 심사방식(자율형 분석심사)입니다.  상반기 중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비급여 관리 수행 기관으로 역할을 하면서 의료계 반발을 최일선에서 받고 있어서 어려움이 커 보입니다. 의료계 갈등 해소방안과 향후 추진 계획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보장성 강화 이후 가장 중요한 후속조치는 비급여 관리정책입니다. 대대적인 급여 확대 결과 4대 중증질환의 보장률은 82.7%에 이르지만 의원급 보장률은 50% 후반대에 머물고 있어 의원급 비급여 진료에 대한 환자의 알권리나 선택권이 중요하다고 보여집니다. 

의료계에서도 비급여 진료비를 관리해서 국민들이 아플 때 의료비부담을 가볍게 해야 한다는 정책 방향에 공감하실 것으로 믿습니다. 다만, 행정적인 절차 등에 있어서 부담을 느끼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비급여 항목 가격 공개도 과잉경쟁으로 이르지는 않았고, 전체적으로 실보다는 득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공개항목 선정이나 공개방식 등 실무적인 사항들을 의료계와 충분히 논의하면서 추진해 합리적인 방식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3D, AI 디지털치료제 등은 기존 분류 체계로 정형화하기 어려운 새로운 형태의 의료기술입니다. 급여평가를 위한 준비작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새롭고 다양한 형태의 의료기술이 지속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기존의 접근방식을 뛰어 넘는 새로운 의료서비스를 어떻게 급여화할 지에 대해서는 신속하고도 신중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이미 워킹그룹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간 우리원에서는 현장에서 예측이 가능하도록 3D 프린팅과 AI(영상 및 병리학 분야) 기반 의료기술에 대한 요양급여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주요 내용은 기존 건강보험 적용 여부와 건강보험 수가 기준을 제공한 것입니다.

또 기존에 제공하지 못하는 새로운 의학적 정보를 제공하거나 기존 행위에 비하여 뚜렷한 진단능력 향상 등으로 환자에게 이익과 비용효과성을 입증하는 경우 추가적인 가치를 인정한 것이 그 골자입니다.  

더 새로운 방식의 디지털 치료기기, AI 활용 기술 등 새로운 융합기술 개발이 다변화 및 가속화되고 있으며 현장에서 가이드라인의 구체화 요구가 있어서 산업계 및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보완 가능한 부분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검토가 구체화되면, 전문가 의견 수렴 후 의료계,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구할 예정입니다.  

-올해 디지털혁신본부를 신설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될까요?

=올해 디지털혁신본부가 추진할 주요 과제로는 우선, 디지털 혁신의 기반이 되는 HIRA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HIRA 디지털 플랫폼은 지금까지 심평원이 보유한 의료기관 중심의 데이터를 사람중심으로 전환·구성하는 것을 핵심으로 합니다. 다양한 내부데이터 연계·통합으로 국민중심 마이데이터를 고도화하고, 외부 데이터와의 연계를 위한 데이터 품질관리 체계도 단계적으로 준비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민간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심평원 내에 ‘AI의료영상판독 실증랩’을 구축해 의료 AI기업이 양질의 의료영상 데이터를 안전한 환경에서 진료판독모델을 학습시키고 개발에 활용할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지난 20년간 수행해온 적정성평가의 새로운 20년을 준비하기 위해 2040 평가체계 혁신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적정성 평가는 공급자에게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을 유도하고 국민에게는 양질의 의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평가정보를 제공해왔습니다. 

현재 적정성 평가는 암, 만성질환, 환자경험 등 35개 항목을 평가하며 양적인 확대와 더불어 적정비용의 의료질 향상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나, 주로 대형병원 중심으로 발전해오며 의료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에 심평원은 평가의 새로운 20년을 준비하고자 각계 전문가, 의료계, 소비자, 환자단체로 구성된 평가발전위원회의 여섯차례 운영을 통해 권고안을 마련했고, 적정성 평가 미래발전 포럼에서 공론화해 논의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현재 2040 평가체계 혁신전략을 마련 중입니다. 

향후 적정성 평가 방향은 환자중심·환자안전으로 영역을 더 넓히고 국민이 체감하는 평가를 실시하며 국가 의료질 향상을 주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적정성 평가가 나아갈 방향과 발전전략이 담긴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해 지속가능한 평가체계를 완성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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