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천신만고 끝에 '내 집' 마련한 소아당뇨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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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천신만고 끝에 '내 집' 마련한 소아당뇨인협회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1.03.17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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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훈 회장 "한 번이라도 후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1형 당뇨병 환자와 가족들의 모임인 사단법인 한국소아당뇨인협회가 16년 만에 '완전한' 보금자리를 갖게 됐다. 시쳇말로 내집마련에 성공한 것이다.

소아당뇨인협회 김광훈 회장은 뉴스더보이스에 보낸 감사인사에서 "1형 당뇨병으로 투병하며 학생 신분이었던 본인이 환자로서 겪어야 했던 어려움을 후배들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은 작은 소망으로 시작한 활동이 또 하나의 결실을 맺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가운데 서 있는 맨 오른쪽 사람이 김광훈 회장이다.
가운데 서 있는 맨 오른쪽 사람이 김광훈 회장이다.

16일 김 회장에 따르면 초창기 협회는 김 회장 개인 사비와 지인의 후원으로 운영됐다. 그러다가 협회를 재정비하면서 처음 마련한 공간이 보증금 300만원에 월 30만원인 3평짜리 서대문 소재 창고형 사무실이었다.
 
화장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열악한 공간이었지만 이 곳에서 소아당뇨의 날 기념일을 제정해 행사를 진행하고, 국회 토론회를 통해 1형 당뇨병 소모성 재료에 대한 지원을 이끌어 냈다.

6천여 명에게 전체 메일을 보내는 시스템 비용조차 없어서 3시간씩 앉아서 메일을 발송했던 시기도 그 때였다. 사업이 많아지면서 자원봉사자가 앉을자리도 없을만큼 비좁은 사무실을 더 유지하는 게 불가능해졌고, 3년 뒤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0만원의 15평짜리 지하사무실로 이전했다. 

새 사무실은 화장실이 있어서 그나마 좋았지만 벌레가 많고 펌프로 물을 퍼내야 하는 비위생적인 환경이었다. 김 회장은 4개월만에 폐렴 초기 증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후 2012년 국회 인근에서 가장 저렴한 오피스텔인 프린스텔로 이전해 1년 4개월을 지내다가 현 LG 여의도 에클라트 오피스텔로 옮겨 8년을 지냈다. 이번에 구입한 사무실은 같은 오피스텔의 1121호 공간이다. 입주예정일은 올해 9월1일.

김 회장은 "많은 기억이 떠오른다. 개인적으로 변하지 않은 것은 16년 동안 무급 상근직원으로 활동하는 것이다. 변한 것도 많다. 20대 청년이었던 본인이 40대 중년이 됐고, 5급 시각장애인에서 2급 중증 중복 장애인이 됐다"고 했다.

이어 "돌이켜보면 16년이라는 시간을 노력했어도 200여 명의 정기후원회원, 매월 350여만 원의 후원금 규모로 밖에 협회를 못 끌어왔을까 하는 아쉬움도 크고, 대표로서 능력이 부족했다는 한계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렇게 진행해 온 시간들이 개인적으로는 행복했고, 사회적으로도 가치 있는 역할을 해왔다는 자부심도 있다"고 했다.

김 회장은 "이제 새로운 보금자리를 얻은 만큼 오는 9월부터 새로운 본부에서 다시 시작해 보려고 한다. 소아·청소년 당뇨병 아이들에 대한 지원은 늘어났지만 아직도 더딘 사회적 인식과 2형 소아·청소년 당뇨병, 대학생이 되고 난 이후의 상황까지 변화돼야 할 부분이 산적해 있다. 계속 정진하겠다"고 했다.

김 회장은 끝으로 "사단법인 한국소아당뇨인협회에 한 번이라도 후원해 주셨던 분들, 한 번이라도 행사나 교육에 참여해 주셨던 분들, 응원해 주시고 지지해 주셨던 분들, 따끔한 충고로 조언해 주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을 담아 감사드린다"고 했다.

한편 한국소아당뇨인협회는 2005년 사단법인으로 설립됐다.

대한내분비학회 이사장과 대한당뇨병학회 회장을 역임했던 이홍규 서울의대 명예교수가 명예이사장, 대한소아내분비학회 부회장과 전북대 어린이병원장을 역임한 이대열 전북의대 명예교수가 명예회장,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부설 한국보건정보정책연구원장을 역임한 박호영 한국위너스약품 대표이사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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