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연이은 바이넥스·비보존 '임의제조'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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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연이은 바이넥스·비보존 '임의제조' 민낯
  • 엄태선 기자
  • 승인 2021.03.15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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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속 국내제약 국제 신뢰도 타격 우려

바이넥스에 이어 비보존의 '임의제조'가 온 세상에 드러나면서 제약업계가 적지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파장을 예감한듯 제약바이오협회도 즉각적으로 나서 바이넥스에 대한 윤리위 회부 등 일벌백개의 뜻을 천명할 정도였다. 그만큼 제약바이오업계에 불어온 태풍에 대한 경각심은 켰다고 본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의약분업 이후 끊임없이 이어왔던 불법 리베이트 제공의 고리를 끊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고, 일정부분 투명화에 성과를 올리는 현재, 이제는 당연시됐던 제조공정상의 문제가 터지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건강을 향한 전반적 의식수준이 높아지면서 의약품의 안전성에 대한 기대감도 그 어느 때보다 최고점에 있기에 이번 사태는 제약바이오업계로서는 뼈아픈 사건이 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속에서도 국내 의약품은 세계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품질 좋은' 제품으로 부각되면서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었던 터라 그 후폭풍이 어디까지 갈지 장담하기 어렵다. 효능효과가 월등한 신약은 아니더라도 품질만은 그 어느 국가에서 생산하는 것에 비해 좋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중요한 시점에서 발생한 사건인 만큼 발돋움하고 있는 제약산업에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까하는 걱정마저 든다.

어찌보면 이번 사태는 예고된 것일 수도 있다.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수많은 제약사가 각각 수많은 품목을 보유하면서 한 생산공장에서 '얼기설기'로 수십수백개의 다양한 품목을 생산하면서 드러난 인재로 볼 수 있다. 식약처가 인정한 허가된 내용으로 생산하지 않았다는 것은, 기본원칙을 지키지 않은 상황이다. 스스로 만들 수 있다고 약속하고 약속을 어기는 격이 된다.

만약 정부의 조사결과, 임의제조를 알면서도 이를 조직적으로 묵과했다고 밝혀진다면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 제약사의 도덕적 해이가 전국민적 저항에 맞닥뜨리게 된다. 믿는 도끼가 발등찍힌다는 속담처럼 국민에게 다시한번 실망감을 주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문제의 해결은 정말 단순하다. 정석으로 풀어가야 한다.

다소 무모하고 힘든 길이 될 수 있다. 최근 불거진 대웅제약의 불공정 행위에서 반면교사하고 아직 끝나지 않는 리베이트 등 불법적인 요소를 하나둘씩 제거하는 노력을 해야 된다. 제약 본연으로 돌아가 기본에 충실하면 된다. 기업이지만 이윤추구에 앞서 국민건강을 위한 의약품 생산과 연구개발이 먼저라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    

'나는, 우리 가족은 안 먹는다'는 안일한 인식에서 벗어나 '내가 먹고 우리 가족이 먹는' 의약품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쉽다. 대충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마음만 있으면 모든 게 실타래 풀리듯 술술 제자리에 돌아오게 된다. 물론 국민에 대한 신뢰는 되찾게 된다. 나아가 세계시장에서 'K-제약바이오'도 날개를 달게 된다고 확신한다.

이번 사태를 교훈삼아 첫발을 내딛던 '창업의 정신'을 생각해보자. 문제점을 찾고 개선하는 등 기업 전반의 인적, 물적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된다. 당혹한 현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든 수단방법을 동원한 '돈을 좇는 기업'은 아닌지 말이다. 모두에게 '존경받는 제약'으로의 환골탈태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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