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루펜의 삼일제약, 안과전문 넘어 글로벌 진출 시동
상태바
부루펜의 삼일제약, 안과전문 넘어 글로벌 진출 시동
  • 엄태선 기자
  • 승인 2021.01.25 06: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47년 창업으로 74년된 장수기업...효모제제 '에비오제' 국내 첫선
1966년 '햇불표' 상표확정...70년 안팎 간판 부루펜과 액티피드 도입
1987년 안과사업부 신설 후 아이케어, 삼일엘러간 설립 등 우여곡절
안-간 질환 연구개발 지속...베트남 법인-공장 설립 등 해외시장 발판
삼일제약 경기도 안산공장 모습.
삼일제약 경기도 안산공장 모습.

 

'360도 휴먼케어'를 통한 예방과 치료, 재활에 이르는 토탈 케어와 일상, 일생을 아우르는 라이프 케어를 지향하는 기업이 있다. 횃불을 들고 있는 기업으로 알려진 '부루펜'의 국내 제약인 삼일제약이다.

삼일제약은 짧은 역사를 지닌 기업이 아니다. 많은 국내 제약기업처럼 무려 74년이라는 긴 세월을 이 땅에서 영위해왔다. 1947년 창업된 삼일제약은 그때의 상호 그대로 현재에 이르는 보기 드문 기업중 하나이다.

삼일제약은 1947년 국내 최초 효모제제인 '에비오제'를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업을 이어갔다. 약 10년 뒤인 1956년 서울 용산에 공장을 건립하고 다시 10년 뒤 '횃불표'를 상표로 확정해 내세우기 시작했다. '햇불'은 지난 2017년에 CI가 변경하기까지 50년을 사용하며 삼일제약의 상징이 됐다. 햇불은 건강을 지키는 인류를 밝히는 '생명의 햇불'을 의미했다.

CI변경처럼 최근 삼일제약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강점이었던 안과사업이 변혁기에 큰 혼란(?)이 되기도 했다.

삼일제약은 2008년 자사 삼일아이케어를 설립한 후 1991년부터 인연이 있던 한국엘러간이 지분 50%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합작회사인 '삼일엘러간'을 2009년 설립해 안과전문회사로 키웠다. 하지만 2015년 지분을 모두 한국엘러간에 넘기면서 삼일은 다시 안과사업을 독자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강점이었던 안과사업이 빠지면서 지금은 기존의 경험을 살려 안과 관련 신약개발에 도전하고 있으며 나아가 간질환 치료신약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삼일제약은 앞서 1969년 영국 부츠사 '부루펜'과 1970년 웰컴사 '액티피드'를 국내에 선보면서 유명세를 만들어갔다. 어린이의 해열제 대표브랜드를 이어가고 있는 것.  

이어 1978년 수출를 시작으로 종업원 지주제도, 우리사주조합 결성과 1985년 안산 초현대식 자동화 KGMP 공장 준공과 주식상장으로 기업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또 1987년부터는 중앙연구소를 열고 1989년 세계 최초 암 진단시약 'GIFTEC' 개발과 1990년 고단위 단백 아미노산제제 'ENERGEN' 국내생산 및 제제화의 성과를 얻는 등 연구개발에도 부각을 나타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호르몬 사업부와 Thea사업부 신설하면서 좀더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2016년 이스라엘 Galmed사 비알콜성지방간치료제(NASH) 기술도입을 시작으로 간질환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18년부터는 해외시장 진출에도 힘을 쏟았다. 'SAMIL PHARMACEUTICAL COMPANY, LIMITED.' 베트남 설립과 함께 베트남내 CDMO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했다.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으로의 공략을 위한 발판으로 베트남을 꼽았다. 

다각도의 노력을 펴오고 있지만 현재 삼일을 키우고 있는 품목은 소화기 관련 제품이 먹여살리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제품인 부루펜류도 상징성만 남아있을 정도로 실제 실적에는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2021년 새해, 삼일제약이 기존의 제품군 등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갈 수 있을 지 그간의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가능성을 엿보았다.

 

◆주요제품과 그간의 영업실적 현황

 

삼일제약의 기둥이 되고 있는 주요 품목은 위장관치료제 '글립타이드'와 위장관운동조절제 '포리부틴'이었다. 또 상품인 먼디파마의 마약류 진통진양소염제 '노스판'도 뒷받침하고 있다. 3품목이 주요하게 이끌고 있었다.

글립타이드의 경우 2019년 기준 14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2.2%, 노스판은 126억원으로 10.4%, 포리부틴은 96억원으로 8.0%를 차지했다. 이들 품목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노스판 94억원으로 10.2%, 글립타이드는 69억원으로 7.5%, 포리부틴 78억원으로 8.3%의 비중을 나타냈다.

이밖에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성분영양제 리박트가 52억원으로 5.6%, 인공누액제인 '히아박' 46억원으로 4.9%, '리프레쉬플러스'는 43억원으로 4.6%, 통풍치료제 '자이로릭'이 30억원으로 3.2%, 항파킨슨제인 '프라펙솔' 29억원으로 3.1%, 해열진통소염제인 '부루펜'이 22억원으로 2.3%를 기록했다. 부루펜의 경우 명성과 달리 매출로는 크게 연결이 되지 않고 있었다.

그간의 매출실적은 어떠할까.

1996년부터 2008년까지는 그야말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그 이후 매출이 계속 주저앉았다. 시점은 역시 안과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자회사를 만들고난 후부터이다. 2014년까지 끝없는 하향곡선을 내달렸다. 공교롭게도 삼일엘러간을 청산한 2015년부터 다시 매출이 상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다만 2017년과 2018년 다소 주춤하는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이후 다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구체적으로 보면 1996년 322억원이었던 매출은 의약분업 시점인 2000년 457억원, 2001년 512억원, 2005년 744억원, 2006년 909억원, 2007년 1049억원까지 치솟으면서 쾌속성장을 이어갔다.  이어 2008년 1255억원까지 정점을 찍은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0년 983억원, 2012년 914억원, 2014년 855억원까지 최저점을 찍었다. 이후 2015년 881억원으로 반등하면서 2016년 968억원, 2017년 920억원, 2018년 946억원으로 평행곡선을 그린 후 2019년 단숨에 1211억원까지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는 3분기 누적 927억원을 기록하면서  코로나19 속에서도 연매출이 소폭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큰 이슈가 없을 경우 상승세를 탄 노스판 등에 힘입어 순증을 전망된다.

연도별 매출액과 연구개발비용 현황
연도별 매출액과 연구개발비용 현황


◆연구조직과 연구개발과제 현황


삼일제약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중앙연구소를 운영중에 있다. 연구기획과 관리팀을 비롯해 제제연구팀, 안과TF팀, 분석평가연구팀, 천연물연구팀, 바이오연구팀으로 나뉜다.

연구개발 인력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14명에 불과하다. 박사 2명을 비롯해 석사 11명 등이 포진하고 있다. 핵심연구인력은 이정민 상무이사가 연구개발을 총괄한다. 전남약대 출신이다.

매출 1000억원이 넘는 제약사의 연구인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에 속한다. 그에 따른 연구개발비용도 그리 많지 않은 상황. 1987년 중앙연구소를 설립한 제약사이며 1999년에도 11명이 근무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 다만 57억원을 투입하면서 최근 25년간 가장 많은 연구비를 투입했던 2009년에는 34명의 연구인력이 근무했었다. 이후 2012년 17명으로 절반으로 줄었다.

연구개발비용을 보더라도 그런 상황을 반영했다. 1998년 9억원이었던 연구개발비용은 2003년 12억원, 2005년 18억원으로 매출대비 2.25%, 2007년 24억원, 2009년 57억원으로 매출대비 4.91%를 연구개발비에 투입했다. 이후 2011년 38억원, 2014년 28억원, 2015년 11억원까지 내려앉았다. 매출대비 1.28%만을 연구개발에 사용했다.

이어 2017년 20억원으로 연구개발비중이 2.14%, 2018년 21억원으로 2.24%, 2019년 31억원으로 2.54%, 지난해 3분기 누적 25억원을 투입해 2.65%를 기록했다.

현재 추진중인 연구개발과제는 B형간염 신약으로 'SIN-2001'를 2019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현재 비임상 진행 중이다.

개량-복합제의 경우 안구건조치료제인 'KSR-001' 2b/3상 진행 중이며 위십이지장염 및 궤양치료제인 'SII-3001'는 비임상, 요추관 협착 치료제 'SII-5001'는 비임상을 준비중에 있다. 개별인정형소재는 안구건조에 사용할 'SIF-1002'의 인체적용시험을 진행중이며 지방간 및 간질환 치료제 'SIF-2002'에 대한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한 비임상 진행하고 있다.

 

◆임직원과 주주, 계열회사는

 

허강 대표이사 회장과 그의 아들 허승범 대표이사 부회장이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창업주인 고(故) 허용 명예회장을 이어 삼일제약을 이끌고 있다. 현재는 3세인 허승범 부회장이 2018년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회사의 앞날을 책임져가고 있다.

오너 가족과 함께 김상진 사장이 영업 및 마케팅 총괄을, 오경철 부사장이 생산총괄, 최청하 상무가 개발본부장으로 개발을, 이정민 상무가 연구소장을, 한병익 상무가 영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양경열 상무가 스폐셜 사업본부장을, 권태근 상무가 경영혁신본부장으로 역할을, 허준범 이사는 CHC사업본부장, 유담향 이사는 유통사업부장으로 의약품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직원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39명이었으며 1인 평균 급여액은 4400만원이었다. 노동조합 가입현황은 가입대상 113명 중 83명이 가입했으며 상근 1명이다.

계열회사는 2010년 '삼일메디칼'을 설립했고 2018년 베트남 현지법인 'SAMIL PHARMACEUTICAL COMPANY LIMITED'를 설립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삼일이 출자한 타법인인 2011년 합자회사인 'Mon Samil'에 49.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삼일제약은 최근 글로벌로의 도약을 꿈꾸며 베트남에 법인을 설립하고 생산공장까지 세우는 것을 추진중이다. 그만큼 해외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개발에 투자하기보다는 다국적사의 제품을 도입하거나 공동판매하는 등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형국이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좋은 제품'인 의약품을 연구개발해 공급하는 게 가장 확인한 방법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미래를 위한 통큰 투자가 절실할 때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