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를 넘어 일상으로"...All.Can Korea의 야심찬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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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를 넘어 일상으로"...All.Can Korea의 야심찬 도전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0.12.14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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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초 한국지부 출범..."환자들이 느끼는 비효율 개선"
환자단체·전문가·파트너사로 구성..."기업들에 문호 개방"
최성철 암시민연대 대표 초대 대표로 선출
"특정약제 보험급여-약가 관련 활동 배제"
지난 10일 열린 '한국올캔' 발족 비대면 기자간담회. (좌석 왼쪽부터) 백진영 한국신장암환우회 대표, 양현정 한국GIST환우회 대표, 최성철 암시민연대 대표, 이은영 한국백혈병환우회 사무처장 등이 이날 '한국올캔' 출범을 알렸다.
지난 10일 열린 '한국올캔' 발족 비대면 기자간담회. (좌석 왼쪽부터) 백진영 한국신장암환우회 대표, 양현정 한국GIST환우회 대표, 최성철 암시민연대 대표, 이은영 한국백혈병환우회 사무처장 등이 이날 '한국올캔' 출범을 알렸다.

"암, 이제 치료를 넘어 일상으로." 지난 10일 공식 출범한 All.Can Korea(한국올캔)의 슬로건이다. 

한국올캔은 All.Can Internatonal(이하 국제올캔)의 최초 아시아 지부다. 2016년에 설립된 국제올캔은 벨기에 브뤼셀에 본사를 둔 NGO단체다.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에 17개 지부를 두고 있는데, 환자 조직, 연구기관, 정책입안자, 전문가협회, 후원 파트너 등 암과 관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최초 제안자이자 메인스폰은 비엠에스제약이다. 현재는 암젠, 엠에스디, 존슨앤존슨, 로슈, 박스터 등도 후원 파트너다. 국제올캔은 "환자조직, 연구기관, 정책입안자, 전문가협회, 후원파트너, 지식공유 파트너 등 올캔에 참여하고 있는 26개 구성원 단체가 동등한 발언권을 보유한다"고 설명했다.

올캔의 존재이유는 암 치료의 비효율성에 대해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찾는 데 있다. 올캔을 통한 각국의 성공사례는 한국에도 갈길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올캔도 국제올캔과 같은 그림으로 조직됐다. 한국올캔은 올해 4월 사전모임을 시작해 8개월여간 한국지부 출범을 준비했다. 운영위원회는 암시민연대, 한국GIST환우회,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등 4개 암환자단체, 보건복지전문가(김양중 보건복지인력개발원 교수, 장윤정 국립암센터 암관리정책부장), 헬스케어 전문가(정유석 단국대병원 교수, 박인근 가천대 길병원 교수), 법률전문가(유남영 변호사,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파트너사(한국비엠에스제약) 등으로 구성됐다. 사무국은 국내 대표 에이전시사 중 하나인 마콜에 뒀다.

초대 대표는 최성철 암시민연대 대표가 맡았다. 최 대표는 "제약사 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에게도 열려 있다. 다른 암 환자단체도 앞으로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영 한국백혈병환우회 사무처장은 "현재 후원 파트너사가 한국비엠에스제약 단독이어서 오해가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국제올캔에는 다양한 글로벌 제약회사 등 여러가지 단체와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올캔도 의약계, 헬스케어, 한국비엠에스제약 외 제약회사에 열려 있고, 우리가 추구하는 가능성과 원칙에 공감한다면 같이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은영 사무처장은 이날 한국올캔의 슬로건과 중점사업을 발표했다. 슬로건은 '암, 치료를 넘어 일상으로(Living with cancer beyond the treatment, towards healthier days!)'이다. 

이은영 사무처장은 "고령화 사회에서 암은 우리가 마주할 수 밖에 없는 질병이다. 이제 암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선 치료 뿐만 아니라 소중한 일상을 변함없이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됐다. 암 치료 과정에서 일상을 유지할 수 있고, 치료가 끝난 후에도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시대를 준비하려고 한다"고 선언했다.

향후 중점사업으로는 ▲암환자 심리적 지원 중요성 인식개선 캠페인 ▲저소득층 암 검진 비효율 개선 ▲각종 환자지원을 위한 제도·법률 개선 등을 제시했다.

이는 한국올캔이 출범 준비 과정에서 실시한 암환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기반한다. 정유석 단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날 한국갤럽에 의뢰해 암환자 4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결과를 보면, 응답자 10명 중 8명(79.4%)은 암 첫 진단 시 정신적·심리적 충격이 컸다고 답했다. 이는 치료단계, 연령 등의 특성에 관계없이 나타났는데, 초기 심리적 지지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또 최초 종양발견, 종양단계 및 전이도 등에서 소득별 불균형도 확인됐다.

가령 자각 증상이 있어서 검사를 받아 발견했다는 응답이 월소득 300만원 미만 소득계층은 44.4%였지만 600만원 이상 소득계층은 27%였다. 또 개별 검진을 받아 암을 발견했다는 응답자는 같은 소득계층에서 8.9% vs 32.4%로 나타났다. 소득이 낮을수록 자각 증상을 느낀 다음에, 소득이 높을수록 개별검진을 통해 진단된 비율이 훨씬 높은 것이다.

이런 경향은 최초 진단 시 암 전이 비율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1기의 경우 300만원 미만 35.5% vs 600만원 이상 57.8%, 3기 12.4% vs 9.6%, 4기 9.9% vs 7.2% 등으로 조사됐다.

이은영 사무처장은 중점사업을 구현할 내년도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포럼(연 2~3회) ▲온라인 플랫폼 오픈(국내 암관련 연구자료 축적) ▲리서치 및 학술활동 ▲아이디어 공모전 등을 언급했다.

최성철 대표는 "한국올캔은 환자의 치료 결과에 도움이 되는 가장 중요한 분야에 집중해 환자 중심의 효율적인 암 치료 환경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리서치 발표만 하는 조직이 되지 않기 위해서 노력을 할 것이다. 연구가 진행될 수도 있고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정하고 나면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실현가능성이 높을지 충분히 고려해서 여러가지 일들을 해 나갈 예정이다. 지켜봐 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은영 사무처장은 "한국올캔의 전제조건은 두 가지였다. 특정약제 보험급여 및 약가 관련 활동을 배제한다는 게 하나고, 발족 시 준비위원회가 승인한 사무국이 경비 운영 및 집행을 담당한다는 게 다른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국올캔이 가는 길에 특정기업 또는 특정약제와 관련된 건 없을 것이라고 명확히 선을 그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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