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안전·인권법 입법에 국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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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안전·인권법 입법에 국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0.11.06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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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유족-환자단체연합회 공동 촉구
수술실CCTV법·의료인 면허관리법 등

"이제 21대 국회는 환자의 안전과 인권을 지켜주는 의료법 개정안의 입법화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수술실CCTV 블랙박스법', '의료인 면허관리 강화법', '의료인 행정처분 이력 공개법' 등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의료법개정안들에 대한 이야기다.

의료사고 유족과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6일 국회소통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이 촉구했다. 

이들은 "의사는 환자의 신체를 대상으로 진료와 수술을 하고, 의료행위의 특성상 치료를 위해서는 성적으로 민감한 신체 부위를 보거나 접촉할 수밖에 없다. 특히 수술이나 시술, 검사 등을 하기 위해 전신마취나 수면진정을 하는 경우에는 성범죄 위험에 환자는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고 했다.

또 "의사는 환자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직업이라는 이유로 우리 사회와 법령은 고도의 도덕성과 엄격한 직업윤리를 요구하고 있다. 의료기관 내에서 환자의 안전과 인권이 위협받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필연적으로 의사에 대한 불신은 커지고 의사 면허의 권위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들은 "따라서 의사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추락한 의사 면허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서라도 21대 국회는 '수술실 CCTV 블랙박스, 의료인 면허관리 강화, 행정처분 의료인 이력공개' 등 의료기관 내 환자 안전과 인권 보호를 위해 발의된 의료법 개정안들을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의료계의 요구로 응급실과 진료실에서의 의료인 안전과 인권 보호를 위해 30여개의 응급의료법 및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됐고, 대부분 국회를 통과해 현재 시행되고 있다. 이제 21대 국회는 환자의 안전과 인권을 지켜주는 의료법 개정안의 입법화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권칠승·강병원, 의료사고 유가족, 한국환자단체연합회(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GIST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암시민연대,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한국건선협회, 한국1형당뇨병환우회)가 참여했다.

회견 이후에는 의료사고 유가족과 환자단체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민석 보건복지위원장과 간담회도 진행됐다. 

*다음은 회견문 전문

[기자회견문] 국회는 수술실 CCTV 블랙박스, 의료인 면허관리 강화, 행정처분 의료인 이력공개 등 의료기관 내 환자 안전과 인권 보호를 위해 발의된 의료법 개정안들을 정기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 

수술실, 신생아실 등 의료기관 내에서 환자의 안전과 인권을 침해하는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인 사건들이 계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이를 예방하고 사후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 20대 국회에서 수술실 CCTV 설치·운영, 성범죄 및 특정강력범죄 의료인의 면허 취소와 행정처분 이력공개 등 환자 안전과 인권을 보호하는 의료법 개정안 20여개가 발의되었다. 그러나 의료계의 반대에 부딪쳐 법안들이 20대 국회 임기만료로 모두 폐기되었다.

수술실에서 환자가 전신 마취되어 의식을 잃으면 집도의사를 몰래 다른 의사로 바꾸는 유령수술, 간호조무사·의료기기 영업사원 등 무자격자가 의사 대신 하는 대리수술, 성범죄, 의료사고의 조직적 은폐행위 등은 절대 다수의 국민으로 하여금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해서라도 환자의 안전과 인권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그래서 환자단체와 의료사고 유가족은 국회 앞에서 100일 동안 수술실 CCTV 설치·운영 법제화를 위해 릴레이 1인시위도 전개했다.

2016년 9월 유령수술과 동시수술로 아들 (고)권대희 군을 잃은 이나금 씨는 국회·검찰청·법원 앞에서 “수술실 CCTV 블랙박스법”의 국회통과를 요구하는 1인시위를 전개했다. (고)김동희 어린이 아버지 김강률 씨는 올해 7월 21일부터 “편도수술 의료사고로 6살 아들을 보낸 아빠의 마지막 바램입니다.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의료사고 방지 및 강력한 대응 법안을 만들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을 시작했고, 216,040명의 동의를 얻어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요구에 대한 청와대의 공식 답변까지 들었다.

변호사·세무사·공인회계사 등 다른 전문직과 달리 우리나라 의사는 살인·강도·성폭행·사체유기 등의 강력범죄를 저질러도 의사면허가 최소 되지 않는다. 이러한 특권은 ‘범죄 유형에 관계없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는 사람’이 대상이었던 ‘의료인 결격사유가 2000년 다수의 의사 출신 국회의원이 주도해 ‘보건의료법령을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으로 의료법을 개정하면서 생겨났다.

이러한 사실이 언론방송을 통해 알려지자 올해 8월 31일 “의사집단을 괴물로 키운 2000년 의료악법의 개정을 청원합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이 청원에 360,234명이 동의했다. 청와대는 “의료인은 높은 수준의 직업윤리와 도덕성이 요구되고, 다른 국가의 입법례, 다른 전문직역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의사 면허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현재 국회에 발의된 관련 의료법 개정안 논의에 정부도 적극 참여하겠다.”라는 공식 답변을 했다.

이와 같이 환자의 안전과 인권 보호가 사회적으로 중대한 화두(火斗)가 되자 21대 국회가 개원하고 난 뒤 관련 의료법 개정안들이 계속적으로 발의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국회의원은 수술실 CCTV 설치·운영과 촬영한 영상 보호를 내용으로 하는(2020.07.24.) 의료법 개정안을,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수술실 CCTV 영상 촬영과 함께 음성 녹음까지 포함시켜 수술실 블랙박스 역할을 강조한(2020.08.81.)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의료인의 결격사유(제8조), 의료인 면허 취소와 재교부(제65조) 등 의료인 면허관리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 7건을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강병원, 김원이, 박주민, 강선우 5명의 국회의원이 각각 대표발의 했다.

권칠승 의원은 “의료인의 결격사유”에 “특정강력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일정 기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을 추가하는(2020.06.22.)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면허 취소 후 재교부 받은 사람이 면허정지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 면허를 취소하고 2년간 재교부를 금지하도록 하고, 면허취소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면허를 취소하고 재교부를 영구적으로 금지하는(2020.09.29.) 의료법 개정안도 대표발의 했다. 최근에는 유령수술 및 대리수술을 지시·방조·교사한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할 수 있는(2020.11.04.) 의료법 개정안도 대표발의 했다.

강병원 의원은 “금고 이상의 형(刑)을 선고받고 일정 기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과 파산선고를 받고 복권되지 아니한 사람”을 추가하는(2020.09.28.)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권칠승 의원은 보건복지부장관이 면허 취소 또는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의료인의 성명, 위반행위, 처분내용 등을 공표할 수 있는 행정처분 의료인 이력공개 제도를 도입하는(2020.06.22.) 의료법 개정안도 대표발의 했다.

의료기관에서 환자의 안전과 인권이 보호받기 위해서는 “수술실 CCTV 블랙박스법”을 통해 의료인의 범죄행위와 비윤리적 행위를 예방해야 하고, “의료인 면허관리 강화법”과 “행정처분 의료인 이력공개법”을 통해 추가적인 환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술실 CCTV 블랙박스법, 의료인 면허관리 강화법, 행정처분 의료인 이력공개법” 어느 것 하나만으로는 의료기관 내 환자 안전과 인권이 제대로 담보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의사는 환자의 신체를 대상으로 진료와 수술을 하고, 의료행위의 특성상 치료를 위해서는 성적으로 민감한 신체 부위를 보거나 접촉할 수밖에 없다. 특히 수술이나 시술, 검사 등을 하기 위해 전신마취나 수면진정을 하는 경우에는 성범죄 위험에 환자는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이와 함께 의사는 환자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직업이라는 이유로 우리 사회와 법령은 고도의 도덕성과 엄격한 직업윤리를 요구하고 있다. 의료기관 내에서 환자의 안전과 인권이 위협받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필연적으로 의사에 대한 불신은 커지고 의사 면허의 권위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의사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추락한 의사 면허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서라도 21대 국회는 “수술실 CCTV 블랙박스, 의료인 면허관리 강화, 행정처분 의료인 이력공개” 등 의료기관 내 환자 안전과 인권 보호를 위해 발의된 의료법 개정안들을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의료계의 요구로 응급실과 진료실에서의 의료인 안전과 인권 보호를 위해 30여개의 응급의료법 및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되었고, 대부분 국회를 통과해 현재 시행되고 있다. 이제 21대 국회는 환자의 안전과 인권을 지켜주는 의료법 개정안의 입법화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2020년 11월 6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권칠승·강병원, 의료사고 유가족, 한국환자단체연합회(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GIST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암시민연대,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한국건선협회,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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