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감염 '반토막'...코로나19, 질병 패턴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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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기감염 '반토막'...코로나19, 질병 패턴 바꿨다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0.10.2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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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국민 의료이용행태 변화 분석
식중독·결막염 줄고 우울증 등 늘어
중증·만성질환 신규환자도 감소

코로나19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생활방역 강화가 올해 질병 패턴을 변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뚜렷한 건 예년보다 절반수준으로 줄어든 호흡기감염 환자다. '손씻기 실천'으로 세균성 장감염지환 등 식중독환자, 중이염 및 결막염 환자 등도 급감했다. 반면 기분(정동)장애, 신경증성·스트레스 연관 및 신체형 장애환자는 증가했다.

또 코로나19나 생활방역과 무관하게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 중증질환자와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 신규 환자도 줄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국민 의료이용행태 변화와 분석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그러면서 각 의료이용 변화추이에 따른 특성과 문제점을 도출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호흡기 감염=감기, 인플루엔자, 폐렴 등 호흡기 감염으로 의료 이용한 환자 수는 3~7월 803만명으로 전년 동 기간 1670만명 대비 51.9% 감소했다.

질환별 감소폭은 급성 상기도감염(감기) 50.4%, 인플루엔자 98.0% 등으로 나타났다. 

인플루엔자의 경우 2014년부터 환자 수가 증가해 대부분 겨울(매년 12월~다음연도 1·2월)에 최고점을 나타내는데, 최근 연도별 특징은 2016년에 겨울 유행이 봄(다음연도 4월)까지 이어졌으며, 2019년에는 봄(4월)에 한 차례 더 유행해 환자수가 급증했다. 반면 2020년 봄(3월이후)에는 인플루엔자 환자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공단은 "올해 다가오는 겨울 인플루엔자 발생 대유행을 대비해 11월에도 강력한 생활방역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소화기 감염=식중독을 유발하는 세균성 장감염질환 등 소화기 장감염 질환으로 의료이용한 환자 수는 3~7월 167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243만명 대비 31.3% 감소했다. 이는 생활방역 중에서도 특히 '손씻기 생활화'를 실천한 결과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공단은 설명했다.

연령별로 볼 때 0~6세 영유아가 53.3%로 감소폭이 더 컸다. 7~18세 아동·청소년은 37.9% 줄었다.

중이염·결막염=중이염 등 중이 및 유돌 질환으로 의료이용한 환자 수는 64만명으로 전년 동 기간 124만명 대비 48.5% 줄었다. 감기 등 상기도감염병 발생이 감소한 효과인 것으로 추정됐다.

결막염 등 결막의 장애로 의료를 이용한 환자 수는 225만명으로 역시 전년 동 기간 274만명 보다 18.1% 줄었다. 공단은 '손씻기 생활화'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손상=전체 환자 수는 647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12.6% 감소했다. 특히 초·중·고등학생 시기인 7~18세 연령대에서 43.1%로 감소폭이 컸다. 공단은 온라인 수업 등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전년 동기간 대비 4.2% 줄어  다소 낮은 감소율을 보였지만, 고령화 추이 등 연도별 증감률을 반영한 2016~2019년 4년치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9.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분(정동)장애=우울증 등 기분(정동)장애로 의료 이용한 환자 수는 71만명으로 전년 동 기간 66만명 대비 7.1% 증가했다.

경제활동 연령층이라 할 수 있는 19~44세 여성이 21.6%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같은 연령대 남성이 11.2% 증가한 것과 비교해도 2배 가깝게 늘어난 수치다.

신경증성·스트레스-연관·신체형 장애=의료이용자는 68만명으로 전년 동 기간 67만명 대비 3.5% 증가했다. 전체 증감률이 큰 변화를 나타내지는 않았지만, 성별로 접근하면 19~44세 여성이 9.4%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같은 연령대의 남성이 5.2% 증가한 것과 비교해도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근골격계 질환=의료이용 환자 수는 1083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1151만명 대비 5.9% 감소했다. 연도별 증감률을 반영한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마이너스 8.8%였다.

기본 물리치료=의료 이용한 환자 수는 659만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10.7% 줄었다. 연도별 증감률을 반영한 4년 가중평균과 비교하면 12.0%로 감소폭이 더 컸다. 

1인당 기본물리치료로 내원한 평균일수 또한 2016년 5.31일,  2017년 5.22일,  2018년 5.19일,  2019년 5.19일,  2020년 5.02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한방 의료=한의과 진료를 이용한 환자 수는 686만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12.5% 감소했다. 연도별 증감률을 반영한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로 보면 12.2% 감소한 수치를 나타냈다.

공단은 근골격계, 기본 물리치료 및 한방의료의 감소 추세는 마스크·손씻기 등 생활방역 실천 효과와는 무관하나, 코로나19로 급하지 않은 의료이용이 감소한 결과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암 등 중증질환-만성질환(고혈압‧당뇨)-치매=중증질환인 암·심장·뇌혈관질환 환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다소 증가했으나 2016~2019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암의 경우 의료 이용자는 107만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1.6% 증가했다.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질환 의료 이용자는 75만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2.4% 늘었지만, 역시 4년 가중평균과 비교하면 2.5% 감소했다.

뇌혈관질환 의료이용자도 77만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0.6% 증가했지만. 4년 가중평균과 비교하면 4.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암 등 중증질환으로 의료 이용한 환자 수가 전년 대비 증가한 것은 사실이나 과거 자연증가 수준에는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을 보였으며, 분석결과 신규 발생 환자 수 감소 영향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실제로 암 종류별로 보면 올해 1~7월 위암으로 의료기관을 신규 방문한 환자는 1만4249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11.7% 줄었다.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환자 수도 전년 대비 2.5~6.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특히 올해 암 신규 방문 환자 감소 요인으로 암검진 수검률 감소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암검진 수검률은 2~4월 중 전년 동 기간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고, 5월 이후에는 전년 수준으로 회복되는 중이다.

만성질환=전년 동기 대비 환자 수는 다소 증가했지만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고혈압의 경우 의료이용자는 586만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3.2% 증가했다. 하지만 4년 가중평균과 비교하면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도 278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4.1% 늘어났지만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2.4% 줄었다.

이에 대해 공단은 고혈압·당뇨병으로 의료 이용한 환자 수가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일반검진 수검률 감소가 신규 발생 환자 감소에 영향을 미쳐 과거 자연증가 수준에 못 미치는 결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고혈압으로 의료기관을 신규 방문한 환자는 37만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2.9% 감소했고, 당뇨병으로 의료기관을 신규 방문한 환자는 34만명으로 역시 5.7% 줄었다.

치매=의료이용자는 43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3.0% 증가했다. 역시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로 보면 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전년 대비 치매 진료인원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나 과거부터의 자연증가 수준에는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요인은 신규 발생 환자 감소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1~7월 치매로 의료기관을 신규 방문한 환자는 7만 6천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9.7% 감소했는데, 공단은 코로나19로 인한 검진 수검률 감소 및 치매 공공보건사업 감소 영향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산전관리=의료 이용한 산모 수는 48만6천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7.9% 감소했다.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1.6%로 감소폭이 더 적었다. 공단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사실이나, 이전 연도부터의 자연감소 수준과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공단은 이번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 예방뿐 아니라 감기·독감·폐렴 등 호흡기 감염병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로 건강한 일상을 지켜주고 있으며, '올바른 손씻기'는 식중독을 유발하는 세균성 장감염질환 등 소화기 감염병과 중이염·결막염 발생을 감소시키므로 지속적 생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꾸로 증가한 우울증 등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했다.

김용익 이사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우울증 및 스트레스 연관 질병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많은 국민들, 특히 경제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연령층을 위한 우울증 관련 상담 등 확대 운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공단은 각 의료이용의 변화추이와 이에 따른 특성 파악과 문제점을 도출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합리적 의료이용을 위한 대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 이사장은 또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암 등 중증질환자나 지속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자의 의료이용이 유지된 것은 다행이나, 신규 환자가 줄어든 것은 재고해야 할 부분"이라며, "국민들이 안심하고 건강검진을 받아 질병을 조기 발견, 적기 치료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단은 건강보험 재정현황은 당초 예상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운영 중이라고 했다.

6월 말 기준 수입은 누적 34조 6674억원, 지출은 누적 35조 9488억원 수준이며, 당기수지는 1조 2814억원 적자, 준비금은 16조 4898억원 규모이다.

올해 건강보험 재정에는 전반적인 의료이용 감소에 따른 급여지출 감소 영향과 함께 코로나19에 따른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건보료 경감 시행, 경기 악화에 따른 보험료 수입 감소 등이 동반해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공단은 재정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주의 깊게 모니터링 중이며, 세심한 관리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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