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특화 하나제약, 마취제와 조영제 신약으로 승부수
상태바
'통증' 특화 하나제약, 마취제와 조영제 신약으로 승부수
  • 엄태선 기자
  • 승인 2020.10.26 0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58년 설립 우천제약 인수합병으로 1996년 현 상호 설립
마약성 진통패취제 첫 발매 등 관련 제제기술 경쟁력 주력
EU GMP 수준 하길공장에 올해 585억원 투입 새전기 마련
하나제약 경기도 화성시 하길공장.
하나제약 경기도 화성시 하길공장.

 

환자의 통증을 줄여주고 완화하는 약을 의료현장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수술과 진단을 위해 필요한 마취제와 진통제에 특화된 제약회사가 있다. 하나제약이 바로 그 주인공. 하나제약은 첫발을 내딛던 창립 시절, 1958년 설립된 우천제약을 1996년 인수통합하는 방식으로 새출발을 하게 됐다. 

최근에는 마취제 '레미마졸람'의 3상 시험을 끝내고 신약허가신청을 완료하고 MRI T1 조영제 신약 'HNP-2006'의 1상 임상시험 진행해 신약개발에도 뛰어들었다. 한층 통증 관련 치료제 개발을 통해 '특화에 특화를 더하는'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또 기업 성장과 함께 생산시설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2007년 경기도 화성에 EU GMP 수준 최첨단 시설 하길공장 준공한 이후 올해 들어 585억원 자본을 투입해 생산규모를 키우고 있다. 신공장이 완공되면 약 2000억원가량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수의 제약사에 허가된 마약성진통제와 마취제의 경우 업계 시장점유율 1위 품목도 다수 보유할 정도로 안정적 특화에는 성공했다. 중증도 진통제인 구연산펜타닐 성분 의약품의 경우 2018년 기준 56%의 시장점유율을, 흡입마취제 시장도 세보플루란 성분 제품이 약 50%, 일반 마취제도 25%를 보이면서 강자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다만 그 외 품목들은 아직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은 향후 쾌속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주식시장에서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주당 3만8450원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2만원대를 지속 유지하는 데 그쳤다. 투자자들을 끌어당길 뭔가 매력적인 과실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것. 올해 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8월5일 2만9100원까지 주가가 오르는 등의 잠시 상승세도 있었지만 그 이후 다시 조정기를 거치면서 지난 10월23일 기준 2만3700원에 머물렀다.

하나제약은 결국 투자와 연구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생산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와 판교 테크노밸리 R&D센터에 연구개발센터를 열고 바이오신약과 DDS기반 개량신약, 조영제 등의 특화된 연구와 각종 국책연구과제를 추진,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하나제약이 주목하고 있는 미래 성장동력은 무엇인지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그 가능성을 살펴봤다.

 

◆주요품목과 매출 등 실적추이는?

주요 제품인 마약 마취제가 단일품목으로는 가장 높은 매출비중을 나타냈다. 지난해 기준 '하나구연산페타닐주'는 102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6.15%의 비중을 보였다. '세보프란흡입액'은 75억원으로 4.48%, 프로포폴주사인 '아네폴주사' 70억원으로 4.22% 순이었다.

구역-구토에 쓰이는 '람세트주'도 95억원으로 5.68%, 고지혈증약 '아리토정'이 66억원으로 3.98%, 로스토린정 51억원으로 3.09%의 매출비중을 그렸다.

순환기 전체는 488억원로 29.35%, 마약-마취는 367억원으로 22.08%, 소화기 205억원으로 12.30%, 진통제는 132억원으로 7.94%, 람세트주 등 기타제제는 452억원으로 27.16%의 매출 비중을 나타냈다. 

올 상반기를 보면 하나구연산페타닐주는 54억원으로 전체의 6.44%로 지난해에 비해 성장했다. 다만 세보프란흡입액은 35억원으로 4.15%를 기록해 전년에 비해 감소했다. 아리토정은 34억원으로 4.02%를 달성해 지난해에 비해 비중이 높아졌다. 람세트주는 51억원으로 6.09%를 보여 전년대비 소폭 성장했다.

연도별 매출실적을 보면 1999년 10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듬해 142억원, 2001년 161억원, 2004년 294억원, 2005년 343억원, 2007년 414억원, 2009년 581억원, 2010년 800억원, 2012년 741억원으로 주춤한 후 2013년 816억원으로 다시 회복했다.

이후 2014년 890억원, 2015년 1083억원으로 첫 1000억원대에 진입했다. 2016년 1245억원, 2017년 1393억원, 2018년 1528억원, 지난해 1663억원까지 매출성장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도  836억원의 매출을 기록, 하반기에 별다른 악재가 없는 한 순증은 예고된 상태다. 지난해 수출실적은 3억7300만원에 불과했다.

 

◆종병 등 요양기관별 주요 영업 판매전략은?

하나제약이 추진하는 판매전략은 과연 어떻게 될까. 종합병원과 병원, 의원이 세분돼 공략한다. 국내 제약사들이 일반적으로 실시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표준매뉴얼(?)이라고도 볼 수 있어 소개한다.  

먼저 종합병원은 신제품 랜딩과 신약임상 및 프리마케팅, 주요 처방의사 발굴 및 관리 전략을 세웠다. 영업 영역확대는 중환자실 및 관련과에 진정제 및 마취제를, 혈액종양내과와 호스피스는 마약성진통제를, 소화기내과와 가정의학과에는 수면내시경용 진정제나 항궤양제를 집중 판매하는 방향으로 잡고 있다.

세부내용으로는 마취과와 중환자실 관련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전문강사를 초빙해 제품설명회 개최, 마취통증과 중환자, 암학회 및 병원약사회 참석해 제품 및 회사 홍보, 출시 심포지엄을 연다. 또 신약 임상 진행과 관련한 학회 및 심포지엄, 저널 발표도 추진한다.

병원의 경우 역시 신제품 랜딩과 처방경구제 활성화, 중환자실 및 관련과에 진정제 및 마취제를, 건강검진센터에 수면내시경용 진정제와 항궤양제의 판매전략을 세웠다. 제품설명회와 도매부 협조 품목 세팅 및 매출관리, 비급여 품목의 활성화를 꾀하는 방향이다.

의원은 MR 인력 확충과 순환기와 신경과약물 등 장기처방약물 활성화를 비롯해 수면내시경용 마취-진정제+항궤양제 시너지 전략, 성형외과 비급여약물 공략, 호흡기약물 시장확대로 인한 영업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역모임, 특정질환 관련 연구회를 대상으로 제품설명회 진행, 의원 담당 MR인력 충원 및 교육 강화를 추진해 마취-진정제 전문인력 양성과 셀링 스킬 및 디테일 능력 강화를 도모하고 개원의 학회 참석 및 홍보를 통해 회사 및 제품 인지도 상승을 꾀하는 방식이다.

 

◆연구조직과 개발 중인 연구과제는?

하나제약은 일단 고품질의 제네릭 의약품 개발에 중점을 둬왔다. 그간의 축적된 난용성 약물 서방화 기술과 확산제어형 서방화 기술, 복합제제 제조 기술, OROS(Osmotic controlled-release oral delivery system)제제 기술과 관련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각종 국책연구개발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연구활동을 위해 연구개발 조직을 신약연구실과 신제품연구실, 의약합성실, 분석연구팀, 판교 글로벌 BD실로 구성된 연구본부와 RA팀, 임상팀, 글로벌BD실 등의 개발부로 조직을 운영 중이다. 이들 연구조직에 상반기 기준 박사 8명과 석사 37명, 학사 28명 등 총 77명이 근무 중이다.

핵심 연구인력은 전무이사인 최순규 연구본부장이 이끌고 있다. 최 본부장은 녹십자연구원에서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전무를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신제품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는 이사 전호성 연구위원은 유유제약과 현대약품, 휴온스, 부광약품 제제연구팀 이사대우를 보낸 후 하나제약에 합류했으며 신약연구에 집중하는 이사 여말희 연구위원은 CJ제일제당 통합연구소, 아이엠디팜 연구소장을 지낸 바 있다. 구창희 연구위원은 연구자문을 하며 부광약품과 퍼슨 연구소에서 역할을 한 인물이다.

하지만 연구개발에 투입되는 자금은 상위제약사들에 비해서 그리 많지 않다. 지난 상반기 기준 매출의 5.51% 규모 42억원을 사용했다. 지난해는 67억원의 연구개발비로 활용해 매출 대비 4.40%에 불과했다.

하나제약의 연구개발과제는 진정 수면 마취제인 '레미마졸람'(HNP-2001)이 있다. 현재 국내 신약허가를 신청한 상황이며 앞서 지난 7월 미국에서 원개발사인 독일 파이온이 이를 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마취제는 또 8월에는 벨기에에서 코로나19 치료제를 돕는 용도로 동정적 사용을 허가받기도 했다. 해당 제약의 경쟁제품은 명문제약의 '프로바이브주1%', 프레지니우스카비코리아의 '프레조폴렘시티2%', 동국제약의 '프폴주사2%'로 보고 있다.

국책사업으로 개발중인 MRI조영제 'HNP-2006'도 지난 2018년 연구를 시작해 현재 국내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내 1상을 끝내고 내년 임상 2상을 계획하고 있다. 경쟁제품으로는 바이엘코리아의 '가도비스트주사바이알'과 GE헬스케어의 '클라리스캔프리필드시린지주', 동국제약의 '가도비전프리필드주사', 태준제약의 '가도브릭스프리필드실린지주'이다.

GRP78 저해 표적항암제인 'BOLD-100'은 올해 5월 옵션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상반기내 임상 1b/2a상 결과 도출 목표하고 있다.  사노피의 '엘록사틴주' JW중외제약의 '5-FU', 에이치케이이노엔의 '캄토프주', 보령제약의 '젬자주'가 경쟁상태로 지목됐다.

 

◆임직원과 주주, 계열회사는?

등기임원인 이윤하 대표이사가 지난 2018년부터 회사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서울대약대를 졸업하고 일양약품과 CJ제일제당 전무, 종근당 개발본부장으 거쳐 지금에 이른다. 조동훈 부사장은 역시 경영을 총괄한다. 하와이 주립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2006년부터 하나제약 서울종병팀을 거쳐 경영본부장, 서울사무소 부사장을 맡고 있다. 조경일 명예회장에 이어 최대주주인 사주로서 경영 일선을 책임지고 있다. 형제인 조예림 이사가 글로벌사업을 맡고 있다.

이밖에 윤홍주 이사는 경영총괄과 CFO를, 양동일 부사장은 생산총괄, 민근홍 상무이사가 공장장을, 박홍준 상무이사가 개발을 주관하고 있다. 이영선 상무이사는 글로벌사업에 역할을 하고 있다.

직원은 상반기 기준 총 619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평균 5.3년 근속연수를, 연간 1인 평균급여액은 7000만원이었으며 이중 영업사원은 1억1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주주를 보면 조동훈 부사장이 25.23%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였다. 형제인 조예림 11.43%, 조혜림 10.98%였다. 최대주주의 아버지인 조경일 명예회장은 3.24%, 어머니인 임영자 주주는 4.58%였다. 이윤하 대표이사는 0.04%로 미미했다.

하나제약은 여타 제약사와 달리 현재 계열회사를 거느리지 않고 있다.

마취제와 진통제 전문기업으로 성장 발판을 만들어가고 있는 하나제약은 향후 세계시장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까. 결국 기술력을 인정받아 '품질 좋은' 제품을 개발하는 데 있다. 경쟁력 확보에 한계를 넘기 위한 투자와 연구개발 노력만이 국내 시장을 머물지 않고 세계무대에서 당당하게 나설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하나제약이 그런 기회를 거머쥘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