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제약물 복용자 200만명 넘어...크론병환자도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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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제약물 복용자 200만명 넘어...크론병환자도 증가세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0.10.20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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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케어 이후 경증환자 대형병원 입원·외래 이용 줄어
의료기관, 감기에 항생제 처방하고 코드 바꿔치기
(사진: 국회 전문기자협의회)
(사진: 국회 전문기자협의회)

보험당국의 감기 항생제 처방관련 급여비 가감지급 평가를 피하기 위해 일선 의료기관이 질병코드를 급성하기도감염으로 스위치하는 '꼼수' 처방이 의심된다는 국회 지적이 나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통합적인 항생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국회의 판단이다.

문케어 이후 경증환자의 대형병원 입원 및 외래 이용이 줄었다는 분석결과도 제시됐다. 또 다제내성처방률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늘어나고 있는 크론병 관리 강화 필요성도 거론됐다.

오늘(20일) 열리는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 국정감사를 앞두고 각 의원실이 배포한 보도자료의 주요 내용들이다.

문케어 이후 대형병원 경증 입원환자 감소=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 발표(2017.08) 이후인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상급종합병원 입원환자수(실환자)는 2018년 205.4만명에서 2019년 206.1만명으로 6천여명 증가했다. 

이를 중증(전문질병군)과 경증(단순질병군)으로 구분해서 분석해보면, 중증환자의 비율은 2018년 44.9%에서 2019년 46.6%로 3.8%(+1.7%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증환자는 같은 기간 8.9%에서 8.1%로 8.9%(-0.8%p) 줄었다.

종합병원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됐다. 종합병원 입원환자수(실환자)는 2018년 325.5만명에서 2019년 327.4만명으로 2만여명 증가했다. 이중 중증환자의 비율은 2018년 15.6%에서 2019년 16.4%로 5.3%(+0.8%p) 상승했다. 이에 반해 경증환자는 23.8%에서 23.5%로 1.1%(-0.3%p) 축소됐다. 

외래환자도 유사한 경향을 나타냈다. 상급종합병원 외래환자수(실환자)는 2018년 4221만명에서 2019년 4374만명으로 약 152만명 증가했다. 경증 외 환자의 비율도 2018년 93.8%에서 2019년 95.0%로 1.3%(+1.2%p) 상승했다. 반면 경증환자는 2018년 6.2%에서 2019년 5.0%로 19.7%(-1.2%p) 줄었다.  

최혜영 의원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과 함께 실시되고 있는 대형병원 쏠림완화 정책들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어 대형병원은 경증환자보다는 중중환자 위주의 진료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분석자료 뿐 아니라 다양한 분석자료를 토대로 의료전달체계의 개편을 검토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감기환자 10명 중 4명에 항생제 처방=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강서갑)이 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급성상기도감염(감기) 항생제 처방률은 해마다 낮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OECD 31개국 평균 소비량보다는 약 4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폐렴·기관지염 등 급성하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은 2018년 이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기 환자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은 지역별로도 큰 편차를 보였다.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 광주는 42.8%를 기록한 반해 대전과 세종은 33.4%로 가장 낮았다. 

진료과목별로는 이비인후과가 가장 높은 비율(40.0%)로 항생제를 처방했다. 내과는 29.5%로 가장 낮았다.

심사평가원은 항생제 처방률을 낮추기 위해 2014년부터 급여비 '가감지급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문제는 가감지급사업에서 급성상기도감염(감기)에 대한 항생제 처방만을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선우 의원은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정 의료기관에서 평가를 피하기 위해 환자의 진단명을 급성하기도감염(폐렴·기관지염 등)으로 변경해 항생제를 처방할 수도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했다. 

가령 심사평가원은 2018년부터 가감지급사업의 평가 기준을 일부 변경했는데, 이때부터 급성하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선우 의원은 "항생제 처방에 대한 통합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평가를 우회하는 '꼼수'를 막기 위해서라도 호흡기질환 전반에 걸친 관리가 필요하다. 또 가김지급사업의 인센티브도 높여 의료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10개 이상 다제약물복용자 200만명 넘어=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국내 다제병용처방율은 2016년 3.3%에서 2017년 3.5%, 2018년 3.8%, 2019년 4.2%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연령이 높을수록 다제병용처방률도 높게 나타났는데, 2019년 기준 75세 이상 인구의 다제병용처방율은 23.6%에 달했다.

다제병용처방율을 해당연도에 10개 이상 약물을 60일 이상 복용한 사람의 비율을 말한다.

다제약물복용자도 증가세다. 2016년에는 154만8000명이었는데, 2019년에는 201만2000명으로 대폭 늘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19년 기준 75세 이상 84만1000명(복용률 22.4%), 65~75세 60만명(복용률 12.2%), 55세~65세 40만1000명(복용률 4.8%), 45~55세 12만7000명(복용률 1.4%), 45세 미만 4만3000명(복용률 0.2%) 등이었다. 

인재근 의원은 "우리나라의 다제약물복용 실태는 우수한 의약체계의 또 다른 단면이라고 볼 수 있다. 개선을 위한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건보공단이 다제약물복용자에게 복약상담지도를 제공하는 다제약물관리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 시범사업에 불과하다. 공식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 더 속도를 내야 한다. 특히 고령자와 의료급여 수급자를 포함한 저소득층에 대한 다제약물관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크로병환자 5년간 40% 늘어=더불어민주당 최종윤 의원(경기 하남)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크론병 관련 성별, 연령별 진료현황' 자료를 보면, 2015년 1만7609명이던 진료환자 수는 2019년 2만4363명으로 약 40% 증가했다.

성별로는 2019년 기준 남성 환자가 1만6224명으로 여성 환자 8139명보다 약 2배 더 많았다. 크론병은 대표적인 염증성 장질환이다.

특별한 발생 원인이 없으며 설사, 복통, 발열,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제 때 치료받지 못하면 장천공, 대장암 등의 질병으로 발전할 수 있어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최종윤 의원은 "크론병은 단순 치질이나 급성 장염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서 병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만성질환에 대해 합병증 발생을 예방할 수 있도록 지속적 관심과 국가적 차원의 포괄적 관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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