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세악화·내성발생 우려' 의약품 장기처방 매년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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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세악화·내성발생 우려' 의약품 장기처방 매년 증가세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0.10.1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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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대형병원 중심 환자 이탈 막는 수단으로 남용
투약일수 1년 넘는 처방전도 12만건 넘어서
김성주 의원 "일정기간 이상 처방제한 추진"

대형병원 중심의 의약품 장기처방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12만여건이 1년을 넘어섰는데, 국회는 예외적인 상황 외에는 일정기간 이상 처방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17일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전주시병)이 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처방일수가 90일이 넘는 장기처방 건수가 최근 5년간 약 7196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장기처방은 상급종합병원 등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였다. 특히 1년 이상이 넘는 장기처방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90일 이상 180일 미만 장기처방은 2016년 약 1056만건에서 2017년 1183만건, 2018년 1372만건, 2019년 1546만건으로 꾸준히 증가해 왔다. 올해 7월까지도 이미 970만건 이상이 처방돼 전년 수준을 넘어설 전망이다.

180일 이상 365일 미만의 장기처방도 꾸준히 증가했다. 2016년에는 168만여건을 기록했는데, 2019년에는 263만여건으로 4년 새 약 56% 늘었다. 또 올해 7월까지는 169만여건이 처방돼 이미 2016년 수치를 넘어섰다.

1년 이상의 장기처방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2016년 6만8천여건이던 1년 이상 장기처방은 지난해 12만여 건으로 2배가랑 증가했다.

장기처방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등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처방 기간이 길어질수록 상급종합병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장기처방이 환자 이탈을 막는 수단으로 남용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기처방을 받은 환자들이 병이 악화되거나 다른 질환이 발생하면 그동안 다니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자 하는 소비성향을 악용한다는 것이다.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지나친 장기처방의 배경이라는 분석도 있다. 1·2차 병원 진료를 거치지 않은 외래환자가 여전히 대형병원으로 몰리는 가운데, 만성질환자를 중심으로 장기처방을 통해 관리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김성주 의원은 "지나친 장기처방은 진료주기의 장기화로 인한 병세 악화와 약물내성 발생의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크다"며 "의료전달체계의 왜곡이 장기처방의 남용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외적인 사유가 없는 한 일정기간 이상의 장기처방을 제한해 만성질환 환자들이 1·2차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진료 받을 수 있도록 유도 하는 등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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