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LT2억제제 제품간 차이 "있다 vs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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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LT2억제제 제품간 차이 "있다 vs 없다"
  • 양민후 기자
  • 승인 2020.09.21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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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DM 2020서 학술대결
조영민 교수 “SGLT2억제제 효능은 계열효과”
고관표 교수 “제품별 효능차 있다”

제2형 당뇨병 치료 등에 사용되는 SGLT2억제제 제품들은 효능이 비슷할까. 최근 대한당뇨병학회 국제학술대회(ICDM 2020)에선 이를 주제로 흥미로운 학술대결이 펼쳐졌다. 서울의대 조영민 교수는 SGLT2억제제 약물의 효능은 ‘계열효과(class effect)’로부터 기인하며, 제품간 차이는 적다고 설명했다. 제주의대 고관표 교수는 계열효과에 대해선 인정했지만 제품간 차이는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 “SGLT2억제제 효능은 계열효과”

조영민 교수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조영민 교수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조영민 교수는 ‘모든 SGLT2억제제는 똑같다’ 주제의 찬성 편에서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에 따르면, SGLT1과 SGLT2는 포도당 재흡수에 관여한다. SGLT1은 위장관, 골격근, 심장, 신장 등에 다양하게 분포하지만 SGLT2는 주로 신장피질에 발현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SGLT2억제제가 비표적(off-target effect) 효과를 보일 확률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모든 SGLT2억제제에 대해선 비슷한 효능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조 교수는 “예컨대 당화혈색소 감소율 0.8~1.2%, 체중 감소율 2~3㎏, 수축기혈압 감소율 4~6mmHG,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감소율 30% 등의 효능을 보인 SGLT2억제제가 있다고 하자. 자디앙(베링거인겔하임), 스테글라트로(MSD), 포시가(아스트라제네카), 슈글렛(아스텔라스), 인보카나(얀센) 가운데 어떤 약제일까. 콕 집어 골라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견해를 뒷받침하는 연구결과가 올해 미국당뇨병학회(ADA 2020)에서 발표됐다. 해당연구는 EMPA-REG OUTCOME(자디앙), CREDENCE·CANVAS(인보카나), DECLARE-TIMI 58(포시가), VERTIS CV(스테글라트로) 등 주요 SGLT2억제제들의 심혈관 관련 임상시험(CVOT) 결과를 메타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메타분석 결과 [자료출처: 테네시 대학]
메타분석 결과 [자료출처: 테네시 대학]

각 임상시험은 설계측면에서 다소 상이한 부분이 있다. 임상 참여자 중 심혈관계질환 병력자 비율은 EMPA-REG 100%, CANVAS 65.6%, DECLARE 40.6%, CREDENCE 50.4%, VERTIS CV 100%로 나타났다. 심부전 경력자 비율은 차례대로 10.1%, 14.4%, 10%, 14.8%, 23.7%로 집계됐다. 신장기능저하자(eGFR<60) 비율 역시 7.4~59.8%로 다양했다.

조 교수는 “이들 5개 임상시험을 통합 분석한 결과, 주요 심혈관계 관련사건(MACE) 첫 발생까지 시간에 대한 위험비(HR)는 0.9로 집계됐다. 이에 대한 I2 값은 23.4%로 나타나 각 임상시험 결과간 이질성은 적은 것으로 평가됐다. 즉, 연구에 포함된 모든 SGLT2억제제들은  주요 심혈관계 사건에 대해 유사한 결과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심혈관사건 관련 사망 시간에 대한 위험비는 0.85였다. I2 값은 64.3%로 이질성을 보였다. 이는 EMPA-REG의 두드러진 성적(위험비:0.62)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아울러 심부전에 따른 입원까지 시간은 위험비 0.68이었고 i2 값은 0%로 이질성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신장 관련 경과에 대한 위험비는 0.62(I2:49.7%)로 나타났다. 해당지표에서 스테글라트로는 다른 제품에 견줘 다소 뒤쳐지는 성과(위험비:0.81)를 남겼지만, 여전히 신장 경과와 관련해 유리한 경향을 보였다고 조 교수는 해석했다.

조 교수는 “메타분석결과는 주요 SGLT2억제제들이 심혈관 및 신장에 대해 일관된 효과를 보였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는 계열효과로 읽힌다. 동시에 SGLT2억제제는 매우 뛰어난 심부전약이라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심부전에 대해선 당뇨병 및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보유 여부 등과 무관하게 우수한 옵션이 될 것”이라고 정리했다.

◇ “제품별 차이는 있다”

고관표 교수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고관표 교수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고관표 교수는 ‘모든 SGLT2억제제는 똑같다’ 주제의 반대 편에서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에 따르면 EMPA-REG, CREDENCE·CANVAS, DECLARE-TIMI 58 등에선 각 SGLT2억제제의 심혈관 및 신장 관련 유의한 효과가 드러났다. 그러나 VERTIS CV는 다른 결론을 맺었다.

고 교수는 “VERTIS CV 임상시험은 EMPA-REG과 매우 유사한 디자인으로 진행됐다. 구체적으로 연구기간, 심혈관계질환 병력자 비율, 참여자의 신장기능 등에서 비슷한 구성을 띠었다. 이를 감안하면, VERTIS CV 연구에선 좋은 결과가 예상됐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하지만 VERTIS CV는 주요 연구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 스테글라트로는 주요 심혈관계 사건, 심혈관사건에 따른 사망률, 신장 관련 경과 등에서 좋은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 감소에서만 우수한 효과를 입증했다”고 진단했다.

VERTIS CV 결과 [자료출처: 테네시 대학]
VERTIS CV 결과 [자료출처: 테네시 대학]

그러면서도 고 교수는 SGLT2억제제의 계열효과에 대해선 일부 인정했다. VERTIS CV를 포함한 EMPA-REG, CREDENCE·CANVAS, DECLARE-TIMI 58 등에서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 감소효과가 일관성 있게 나타났다는 평가다. 이와 더불어 SGLT2억제제들은 심근경색 및 뇌졸중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점에서도 유사성을 가진다고 짚었다. 

고 교수는 “각 SGLT2억제제 제품은 임상시험에서 상이한 결과를 남겼다. 주요 심혈관계 사건 예방에선 자디앙과 인보카나가 눈에 띄는 효과를 증명했다. 신장 경과와 관련해선 자디앙·인보카나·포시가가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SGLT2억제제는 심부전 및 신장질환진행 예방에는 효과가 있으나 죽상경화증에 대해선 효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점을 SGLT2억제제의 계열효과로 볼 수 있다"고 총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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