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대명사 동화약품...'활명수'로 다시 쓰는 123년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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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대명사 동화약품...'활명수'로 다시 쓰는 123년 역사
  • 엄태선 기자
  • 승인 2020.09.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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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7년 '동화약방'으로 창업...1962년 현 상호로 탈바꿈
까스활명수, 판콜에이, 후시딘, 잇치 명품화로 입지세워
건기식-화장품사업 확대...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주목
동화약품의 연구개발의 심장인 용인연구소 전경.
동화약품의 연구개발의 심장인 용인연구소 전경.

국내 제약업계의 시초라 할 수 있으며 가장 긴 역사를 지닌 곳, 동화약품은 현재 더 먼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123년이 넘은 역사를 가진만큼 '최초'라는 단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제약회사이다. 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에는 독립군의 자금을 지원한 기업이기도 해 국내 제약 역사의 싱징이며 자랑이 되고 있다.

동화약품은 그만큼 국민의 아픔과 삶에 있어 건강을 챙기왔다.

1897년 선전관 노천 민병호의 아들 민강이 동화약방으로 창업해 현재에 이른다. 아버지인 민병호 선전관이 대한민국 최초 신약 '활명수'을 개발했다. 이후 1908년 활명수 등 98종을 허가받고 1910년 '부채표' 상표를 등록하기도 했다.

일제시대를 지나 1962년 현재의 '동화약품'으로 상호를 변경, 현재에 이르렀다. 1967년 동화약품의 대표브랜드 '까스활명수'와 이듬해 '알프스디', '판콜에이', 1980년 덴마크 레오사와 기술제휴를 통한 '후시딘연고', 2011년 '잇치' 등을 선보이면서 동화약품의 기둥으로 자리잡았다.

2010년에 들어서는 의약품뿐만 아니라 가송예술상, 유니세프와 '생명을 살리는 물' 캠페인 전개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손을 내밀고 있다.

다만 최근 지난 긴 역사와 달리 외형을 키우지 못해 다소 '위축'된 성장의 길을 가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이는 2000년 의약분업이라는 큰 제도 변화에 발빠르게 적응하지 못한 이유가 크다.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절반수준인 53.6%이 처방약이 아닌 유명 일반약으로 구성돼 있다.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회사이지만 매출을 키울 수 있는 처방약시장에서 제대로 입지를 세우지 못하 것이다.

동화약품이 올해들어 코로나19 감염치료제 개발에도 뛰어들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탄탄한 일반약을 기반으로 좀더 적극적인 연구개발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좋은 약이 아니면 만들지 마라'며 소비자와 함께 행복을 추구하는 동화약품이 향후 성장 가능성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스스로 공개한 기업보고서 등을 통해 잠시 살펴봤다.

◆주요 제품과 그간의 실적

역시 주요제품은 활명수와 후시딘, 판콜, 잇치 등의 일반약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보면 까스활명수큐액과 미인활명수, 까스활액 등 활명수류가 전체 매출의 20.0%에 달하는 616억원에 달했다. 후시딘연고와 후시딘겔, 후시딘밴드 등 후시딘류는 6.6%인 204억원에 이르렀다. 판콜에이와 판콜에스는 9.9%인 303억원의 매출을, 잇치는 151억원으로 4.9%의 매출 비중을 보였다. 전체의 41.4%가 이들 4개 브랜드에서 차지하고 있었다.

올 상반기는 이들 비중이 53.6%으로 치솟았다. 코로나19로 병의원 출입보다는 상대적으로 약국을 찾는 경향 때문일까. 활명수류는 328억원으로 24.0%, 후시딘류는 8.2%인 112억원, 판콜류는 13.4%인 183억원, 잇치류는 110억원으로 매출 비중이 8.0%였다. 지난해에 비해 매수치적으로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이밖에 라코르 등 순환당뇨는 지난해 112억원, 올 상반기는 62억원, 맥페란 등 소화기 관련 제품 102억원, 올 상반기는 47억원을 달성했다.

이같은 주요 제품의 성장으로 동화약품은 그동안 큰폭은 아니지만 소폭 성장을 이어왔다.

1996년 1438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후 1998년 1363억원으로 뒷걸음을 쳤다. 이후 2000년 1264억원으로 더 내려앉았다. 2001년에는 1341억원으로 회복하는듯 했으나 2003년 1230억원, 2004년 1380억원으로 오르내림이 지속됐다.

2008년에는 1886억원까지 매출을 끌어올렸으나 이듬해 1451억원으로 주저앉았지만 이는 회기를 3월말에서 12월말로 조정하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2009년 2000억원을 넘어섰고 2013년 2202억원, 2017년 2589억원, 2018년 3066억원으로 3000억원 고지를 당당하게 넘었다. 이후 지난해 3072억원으로

여전히 상향곡선을 만들어갔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주요일반약의 성장은 이끌어냈지만 여타 품목의 매출이 다소 낮아지면서 상반기 매출이 전년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1368억원으로 전년동기 1496억원 대비 -8.6%를 찍어 저조한 실적을 나타내 하반기에 어떤 전략으로 성장 발판을 마련할 지 주목된다.

최근  '잇치'의 확장판 잇백 세이클린정 등의 신제품을 추가하면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앞서 건강기능식품뿐만 아니라 화장품 '활명'까지 내놓으면서 다양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다만 해외 수출은 지난해 기준 43억원에 불과해 내수 영업에 집중된 상황이다.

 

◆연구조직과 연구개발과제 현황

1973년 연구소를 설립한 이후 1985년 안양공장 내 연구동을 신축, 이후 2010년 최첨단 연구소를 경기도 용인시에 신축 이전했다.

연구조직은 연구개발본부 산하 개발실과 연구소로 나뉜다. 먼저 용인연구소는 현재 기존제품개선과 신제품 및 제형, 제제 연구 등의 제제연구팀과 혁신신약 창출 등 합성연구팀, 작용기전 연구 등 생물연구팀, 신약연구과 분석 지원 등 분석연구팀,  연구과제 관리 등 연구기획팀, 시설물 관리 등 연구지원팀으로 구성됐다.

또 개발실의 경우 Business Development는 제품 개발 시 허가특허 관련 업무와 신약 개발 시 예상약가 등 검토업무 등을, Clinical Dev. & Med. Affairs는 약물감시, 시판후 조사, 임상시험 모니터링 등을, Consummer Insight팀은 OTC 제품개발과 소비자의견 반영 제품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연구개발 인력은 총 105명이 근무중이며 개발실은 33명, 연구소 72명에 배치돼 있다. 핵심인력은 개발실에 한국베링거인겔하임 근무 경력의 이대희 전무가,  연구소는 JW중외제약 제제원료연구센터장을 역임한 이마세 전무가 책임자로 있다.

연구개발에 쓰는 자금은 지난해 163억원으로 매출 대비 5.6%를, 올 상반기는 84억원으로 매출 대비 6.15%를 썼다.

그럼 현재 개발중인 신약과 개량신량은 무엇이 있을까.

신약의 경우 궤양성대장염 치료제 'DW2007'를 지난 2014년부터 진행, 임상 2a상을 추진중이다. 또 신약물질 'DW2008'에 대한 천식 및 비염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천식 및 비염은 지난 2013년에 돌입해 임상 1상을, 코로나치료제는 올해 시작했다.

개량신약의 경우 만성통증 치료제 'DW6008'에 대한 임상 1상을, 당뇨치료제 'DW6012'에 대한 제제연구를 올해 시작했다. 다만 2014년부터 추진해온 허혈성 심질환 치료제 'DW6009' 임상 1상을 추진중 지난 3월 임상3상 디자인설정이 어렵다고 판단해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앞서 동화약품은 지난 2015년 만성기관지염(ABE-COPD)치료 신약 '자보란테'를 허가받은 경험이 있다. 다만 해당 신약은 지난해 기준 연간 4억원의 생산실적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짧은기간내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현재 추진중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다. 현재 식약처에 임상 2상을 신청한 만큼 그 승인여부와 앞으로 좋은 결실을 만들어낼 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밖에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인 신규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개별인정형 원료개발을 진행, 현재 식약처 허가 심사중이다. 아울러 체지방개선 건강기능식품 개발에도 추진, 인체적용시험을 종료하고 통계분석을 진행중이다.

◆임직원과 주주, 계열회사 현황

동화약품을 이끄는 리더는 박기환 대표이사사장이다. 경영총괄을 맡고 있으며 유씨비코로아 대표와 베링거인겔하임코리아 대표를 지낸 바 있다.

또 등기임원으로 윤인호 전무가 고객감동본부와 지원본부를, 유준하 이사가 인사총무, 김대현 이사가 OTC마케팅실을, 김형진 이사가 specialty 사업부를 맡아 관리하고 있다. 등기이사 8명에 대한 주주총회 보수는 총 40억원으로 실제 1인당 평균보수액은 8748만원이었다. 사외이사를 제외한 등기이사 5명은 1인당 평균 1억2827만원을 받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직원은 733명에 달했다.

주주의 경우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이 5.13%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였다. 윤도준 회장의 장남인 오너 4세 윤인호 전무가 시장 매입을 통한 2.30%의 지분을, 윤 회장의 동생인 윤길준 부회장이 1.89%를 지분을 보유해 그 뒤를 따랐다. 계열사인 동화지엔피가 15.22%, 윤도준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가송재단이 6.39%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대원지에스아이 6.1%, 우리사주조합 4.2%였다.

여기서 가장 많은 지분을 지닌 유리병 제조업체 동화지엔피의 경우 디더블유피홀딩스가 85%의 지분을, 가송재단 10%, 테스 5%의 지분으로 나누어 가지고 있다.  디더블유피홀딩스는 윤인호 전무가 지난해 11월 설립한 것이다. 윤도준 회장에서 윤인호 전무로의 실질적인 경영승계가 이뤄지고 있다.

계열회사는 동화지앤피와 부동산 임대사업회사 동화개발, 냉각기 방열판, 병마개 제조회사 흥진정공, 화장품제조회사 디엔케이코퍼레이션, 동화크립톤 기업가정신 제일호 창업벤처전문 사모투자합자회사가 있다. 사모투자합자회사는 재산을 주식 또는 지분 등에 투자해 경영권 참여, 사업구조 또는 지배구조 개선 등에 투자, 운영해 수익을 사원에게 배분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동화약품은 가장 역사가 깊은 국내 기업이며 제약사로 '생명을 살리는 물'이라는 뜻을 품고 있는 활명수와 같은 생명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에서의 인지도를 활용한 세계시장의 'K-제약'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한 도전과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콩 심은 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기본 원칙을 지키며 그 결실을 만들어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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