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된 일양약품, 상반기 실적 빨간불...뭐가 문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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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년된 일양약품, 상반기 실적 빨간불...뭐가 문제지?
  • 엄태선 기자
  • 승인 2020.08.2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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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매출, 영업익, 순익 모두 하락세...수출물량 감소 원인
국내신약 '놀텍'-'슈펙트' 양두마차 성과속 신성장 요소 미흡
코로나19치료제 해외임상 주목...실제 결실로 이어질지 주목

일양약품이 '투자대비 효과를 제대로 못내고 있다'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바로 지난 상반기 실적에서 판매비와 관리비에 쏟아분 예산 대비 실적이 시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 순이익에서 지난 상반기에 비해 낮아지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매출은 보면 상반기에 916억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926억원에 비해 10억원 가량 줄어든 것이다. 영업이익도 18억원을 올려 전년동기 20억원 대비 2억원이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21억원 가량 기록해 전년 2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는 수출액이 161억원으로 전년동기 215억원 대비 54억원 줄어든 직접적인 원인이 있었다.

코로나19 속에서 매출은 다소 선전했다는 평가를 내놓을 수 있지만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한다면 부진한 상황이다. 이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 흐름을 보면 지난해 상반기말 23억원에서 올해는 102억원을 보유하고 있었고 영업활동으로 나타나는 현금흐름은 지난해 상반기 89억원이었다면 올해는 47억원으로 주춤한 분위기에서 엿볼 수 있다.

다만 전체적으로 '판매비와 관리비'가 상반기 292억원이었다면 지난해 같은기간은 275억원을 썼다. 고정비는 증가하는데 실적이 저조해 부담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부적으로는 보면 급여는 전년 상반기 144억원에서 올해 156억원으로 늘고, 판매촉진비가 13억원에서 16억원으로, 수출부대비가 9억원대에서 12억원 가량으로 증가했다. 반면 여비교통비는 17억원대에서 16억원으로, 광고선전비는 13억원대에서 12억원대로 감소했다.

이같은 실적 부진의 원인은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지난 1946년 공신약업사로 시작한 일양약품은 선림약업소, 일양제약소, 일양약품공업사, 일양약품공업을 거쳐 올해로 75년의 역사를 쓰고 있다. 그동안 일양약품은 1957년  위장약 '노루모정'이라는 내놓으면서 생산설 등을 갖추면서 제약사의 면모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후 71년 자양강장제 '원비D'를 발매하면서 일양약품이라면 '원비D'가 떠오를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이후 영지버섯 함유 '영비천'까지 합세하면서 드링크시장의 강자로 나섰고 일양약품의 위세는 상당했다.

드링크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신약개발에 뛰어든 일양약품은 1988년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미란성식도염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위궤양치료제 '놀텍' 개발을 시작해 20년이 지난 2008년 국내 14번째 신약으로 출시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2012년 국산 18호 신약 백혈병치료제 '슈펙트'(라도티닙)을 또 다시 개발에 성공하면서 지금의

일양약품을 이끄는 효자품목으로 만들고 있다. 일양의 글로벌 진출을 가능하게 하는 양두마차인 셈.

하지만 두 신약 이후의 뚜렷한 연구개발 성과는 눈에 보이지 않았다. 이 둘을 이어가 일양약품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미래 동력이 아직은 미흡하다는 것이다. 옛 일양약품의 영광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그 가능성을 살펴봤다.

 

◆주요품목과 최근 영업실적

일양약품은 크게 놀텍과 슈펙트 등의 전문약과 원비D 등 일반약, 알마게이트 등 원료약 수출, 건강보조식품 '데일리홍삼정' 등 기타 제품으로 나뉜다. 놀텍정의 경우 지난해 기준 생산실적 413억원을, 슈펙트 83억원 수준이었다. 두 품목만으로 연매출 500억원에 달한다.

 

함량과 수출품목 등 놀텍과 슈펙트이 총 5품목이 허가됐다.  그외 품목의 경우 27일 현재 국내에 허가받은 품목은 취소-취하까지 포함해 총 539품목, 허가가 유지된 품목이 492품목에 이른다. 거의 전 질환에 품목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항암제를 시작으로 항생제, 영양수액제, 백신 등과 건강기능식품, 일반생활식품류, 화장품, 음료 등을 취급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보다는 일명 '백화점'식 품목보유이다.

종속회사까지 포함한 지난해 연매출은 3246억원에 달하며 일양약품만을 놓고 보면 지난해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 양주일양제약유한공사는 지난해 1055억원을,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는 345억원의 매출을, 일양바이오팜은 11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일양약품의 의약분업 이전부터 최근까지의 매출 추이를 보면 1996년 1328억원의 매출을 달렸지만 분업의 해인 2000년 1015억원을 찍으면서 내려앉았다. 이듬해는 1030억원으로 조금 성장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서 각각 큰 적자를 기록하면서 부진했다.

이후 2005년 1203억원까지 조금씩 성장하면서 안정적인 매출을 나타냈지만 다시금 2007년과 2008년 연이어 역성장을 달렸다. 국산신약을 내놓은 해였지만 영업과는 무관했다. 2011년 1412억원을 기록한 후 2014년 1501억원까지 상향곡선을 보였지만 2015년 1323억원으로 다시금 하향곡선을 탔다. 2016년 1764억원, 2018년 1864억원, 지난해 2000억원을 찍으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이같은 매출은 종속회사를 제외한 것이다.

지난 상반기에는 종속법인과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1541억원, 영업이익 175억원, 당기순이익 107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놀텍의 매출성장과 중국 양주, 통화 현지 법인의 성장으로 전년동기 대비 7.9%, 영업이익 27.4%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해외 법인 등의 성장인 것으로 국내 일양약품의 역성장과는 대조적이다. 여전히 놀텍 등의 성장이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매출로 이어지고 있었다.

 

◆연구개발 조직과 향후 연구개발과제 현황

일양약품은 지난 1986년 경기도 용인에 중앙연구소를 설립했으며 합성연구팀, 제제연구팀, 생물공학팀, 백신R&D팀, 응용제제연구팀, 약리독성팀, 임상팀, 분석연구팀, 연구지원팀, R&D정보팀으로 구성돼 있다. 본사에는 개발실내 개발팀과 약사팀, BD팀이 있다.

연구개발인력은 총 70여명으로 핵심연구인력은 연구소장에 김동연 대표이사, 신제품 개발에 김준겸 전무, 백신본부장 박경남 전무, 신약개발 신재수 부소장겸 상무, 합성신약 및 원료개발 이준연 이사와 조대진 이사 등이 포진돼 있다.

연구개발비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2018년 매출대비 8.6%인 260억원, 지난해 7.1%인 232억원, 올해 상반기 12.8%인 196억원이었다. 올 상반기에 연구에 많은 비용을 투입했다.

현재 연구개발 진행중인 합성신약은 놀텍정에 대한 비미란성식도염 적응증에 대한 3상과 슈펙트의 중국 3상, 다국가 2차 3상, 파킨슨질환 1/2상 시험 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이어 슈펙트의 코로나19 치료효과를 증명하기 위한 동물전임상 시험을 진행중이며 러시아 임상시험도 함께 하고 있다.

놀텍과 슈펙트 외 연구는 많지 않았다. 바이오신약의 경우 3가, 4가 계절 독감백신과 조류독감, 개량신약 및 복합신약은 비뇨생식기와 관련한 'IYHCR-17'의 임상 1상을 진행중이다.

 

◆ 임직원과 주주, 계열회사 현황


일양약품에는 어떤 인재가 이끌고 있을까. 대표이사가 현직 연구소장으로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일양약품은 김동연 대표이사 사장이 경영을 총괄하면서 연구까지 함께 앞에서 진두지휘를 하고 있다. 이례적이다. 다만 재직근무가 42년으로 일양약품을 만든 살아있는 증인이 되고 있다.

정유석 부사장은 역시 경영을 총괄하며 김동연 대표이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최대주주의 자녀이다. 최대주주인 중앙약대 출신 정도언 회장의 차남이다. 실질 오너 정도언 회장은 일양약품의 21.8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유석 부사장은 3.92%의 주식을 보유하며 정 회장의 뒤를 따랐다. 

36년의 근무경력을 보인 최규영 상무이사가 ETC총괄과 총무, 구매 담당을 맞고 있다.

주주는 정도언 회장 이어 군민연금공단이 7.58%의 지분을 보유했다. 우리사주조합은 불과 0.01%였다. 소액주주는 60.02%였다.

계열회사는 일주일양제약유한공사에 대해 52%, 칸테크 80.2%, 통화일양유한공사 45.9%, 일양한중무역유한공사 60%, 일양바이오팜 80%의 지분을 일양약품이 지니고 있다.

일양약품은 10년전 15000원 대의 주가에서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등의 여파로 10만이 훌쩍 넘기도 했다. 27일 현재 8만700원으로 조정기간이다. 투자자들에게 제약주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있다는 점을 보면 거의 모든 제약사들이 혜택(?)아닌 호기를 맞고 있는 건 사실이다.

일양약품도 관련 슈펙트를 통한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는만큼 단순히 실체가 있는 개발성공을 통한 신뢰받는, 탄탄한 기업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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