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질심 7번 고배 키트루다주, 이번엔 넘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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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질심 7번 고배 키트루다주, 이번엔 넘을 수 있을까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0.08.26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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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성 비소세포폐암 1차 등 급여확대안 6건

한국엠에스디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주(펨브롤리주맙) 급여확대안이 다시 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 테이블에 오른다. 2017년 9월 급여확대 신청한 뒤 그동안 7번 고배를 마셨으니까 이번이 8번째 도전이다.

가장 최근에 심의된 건 올해 4월 회의였는데, 6개 항목의 급여확대안이 안건에 포함됐었다.

불응성이거나 3차 이상의 치료 이후 재발한 전형적 호지킨 림프종, PD-L1 발현 양성이면서 EGFR 또는 ALK 변이가 없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EGFR 또는 ALK 변이가 없는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페메트렉시드·플라티눔 병용), 전이성 편평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파클리탁셀·카르보플라틴 병용),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진행성 신세포암 1차 치료(악시티닙 병용) 등이 그것이다.

이중 불응성이거나 3차 이상의 치료 이후 재발한 전형적 호지킨 림프종 급여확대안의 경우 니볼루맙(옵디보주)과 비교해 고가인 점을 고려해 옵디보주만 채택되고 키트루다주는 거부됐었다.

반면 나머지 5건의 항목은 임상적 유용성 개선은 인정됐지만 건강보험 재정부담에 대한 우려로 엠에스디 측의 재정분담안이 제출되면 급여여부를 재논의하기로 했었다. 따라서 26일 열리는 암질환심의위원회에는 불응성이거나 3차 이상의 치료 이후 재발한 전형적 호지킨 림프종을 제외한 5건 항목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국엠에스디 측은 4월 위원회 회의 이후 회사 측의 사실상 최종 재정분담안을 제시했다. 심사평가원은 이를 토대로 그동안 3번에 걸쳐 소위원회를 열고 수용 가능성을 타진했는데, 이 과정에서 엠에스디 제출안이 아닌 '마사지'가 들어간, 복지부 표현대로라면 '제3의 방안'을 마련해 위원회에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26일 암질심 키트루다 재정분담안 공개될까?' 제하의 메디칼업저버 25일자 보도내용(http://www.mo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2936)을 보면, 복지부 관계자는 소위원회에서 MSD 측이 제안한 방안과 기존 암질심 권고안 등을 고려해 제3의 방안을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또 이 '제3의 방안'을 토대로 위원회에서 재정분담 방안이 확정되면 한국엠에스디 측에 전달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따라서 이른바 '마사지'가 들어간 '제3의 방안'은 위원회가 수용할만한 수준의 위험분담안이 마련됐다는 의미로 비춰진다. 그만큼 이번에는 통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얘기다.

그러나 설령 '7전8기', 만 3년만에 5건의 키트루다주 급여확대안이 오늘(26일) 암질환심의위를 통과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위원회 종료 후 공은 한국엠에스디 측에 넘어가겠지만 회사 측이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의 위험분담안이 제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다국적제약사는 본사 협의없이 한국법인 단독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구조다. 이럴 경우 책임을 전적으로 엠에스디 측에 전가해야 할까.

여기서 아쉬운 대목은 메디칼업저버 보도대로라면 한국엠에스디 측이 소위원회에서 회사 측 재정분담안을 설명할 기회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 복지부 관계자는 엠에스디 측의 재정분담안 설명은 위원회 이후 기회가 되면 들을 것이며, 현재로써는 사전설명을 들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재정분담안은 말 그대로 보험당국과 제약사 간 재정리스크를 분담하는 대안이다. 그런데 보도내용만 보면, 엠에스디 측 제시안이 토대가 되기는 했지만 결국 '제3의 방안'도 일방적으로 정해진 셈이다. 더구나 암질환심의위 운영규정은 필요한 경우 제약사 진술기회를 부여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소위원회는 내용상 '애써' 이를 거부했다. 

이런 우려와 문제 가능성, 아쉬움 등은 키트루다주 급여확대안이 위험분암안과 함께 암질환심의위를 통과하고, 이게 하필 엠에스디 측이 받아들이기 곤란한 위험분담안일 수 있다는 걸 전제로 한 것이어서 불필요한 '기우'일 수 있다. 그동안 키트루다주 급여확대를 애타게 기다려온 환자와 의료진들을 감안하면 이건 '기우'로 끝나는 편이 낫다. 이런 기우가 기우에서 끝나고 키트루다주가 오늘 '7전8기'로 암질환심의위를 넘어설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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