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약도 임상적 유용성 입증된다면 급여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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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약도 임상적 유용성 입증된다면 급여화해야"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0.08.19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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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협 한국보건의료연구원장
"모든 건 근거에 입각해 객관적으로 평가"

"첩약도 뚜렷하게 과학적 근거, 임상적 유용성이 입증되면 급여로 사용해야 한다. 다만 불행하게 근거가 부족하다면 더 보완하도록 요청할 수 밖에 없다. 의료분야든 한방분야든 모든 건 근거에 입각해 객관적으로 평가한다."

한광협 한국보건의료연구원장은 18일 전문기자협의회 소속 기자들과 만나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에서 담당하게 된 임상적 근거 평가와 관련해 이 같이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출신인 한 원장은 간학회 이사장을 역임한 간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 중 한 사람이다. 보건의료연구원장에는 올해 1월 취임했다.

한 원장은 "보건의료는 의학과 과학, 경제와 사회 등 다양한 가치관에서 논의돼야 하므로 의사결정을 위한 과학적 근거마련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근거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서 근거기반의 올바른 의료문화 정립에 앞장 서 갈 계획"이라고 했다.

다음은 한 원장과 일문일답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과 관련해 임상적 근거를 평가하는 업무를 맡게 됐다. 논란도 있고 쉽지 않은 과제같은데

주로 의료 분야에서 요구해온 걸 연구하게 되는데 한의학 분야도 요청이 오면 근거 중심으로 확인하게 된다. 의협과 예민한 부분이 있지만 요청이 오면 같은 기준으로 검토한다. 첩약도 뚜렷하게 과학적 근거, 임상 유용성이 입증되면 사용해야 한다.

반면 불행하게 근거가 부족하면 좀 더 보완하도록 요청할 수밖에 없다.

-신의료기술평가가 주된 업무 중 하나다. 최근 이슈를 소개한다면

정부가 바이오를 신성장 동력으로 지지하면서 관련 신의료평가 요구가 많아지고 있다. 좀 더 규제를 완화해줬으면 하는 요구도 많다.

일단 혁신의료기술 등에 대해서는 선진입-후평가로 가고 있다. 하지만 업체들 입장도 고려해야 하지만 국민에게 도움 안되는 것을 잔뜩 허용해주면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균형잡힌 시선으로 양측 입장을 고려하고 있다. 물론 탈락한 기업은 늘 규제가 심하다고 이야기 한다. 

-약제분야 재평가도 관리하나. 최근 콜린알포세레이트 재평가 이슈가 있는데. 

심평원이 중심이다. 그 과정에서 심도있는 연구가 필요할 때는 우리에게 의뢰하게 된다. 전체 스텝은 심평원에서 마련한다. 

-코로나19로 비대면진료가 활성화되고 있다. 근거중심적으로 접근하면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저절로 되는 건 없다. 연구가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의료계의 우려를 보완하고, 필요성을 이해시킬지 고민이 필요하다. 서로 상의하지 않고 당위성만 주장하는 건, 마치 광우병 식으로 과도한 공포를 조성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의료계가 뭘 두려워하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이낙연 전 총리가 정책은 너무 어려운 것부터 하기보다는 꼬리부터 먹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 한 적이 있다. 비대면 진료도 개원가의 부담이 적은, 그러나 절실한 곳부터 시작하면 될 것이다. 거동 불편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방법도 있다. 문제가 있다면 연구를 통해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비대면으로 하면 대면보다 돈을 징수해야 한다. 진료비를 1.5~2배 더 부담해도 차비 등 제반비용 고려하면 환자입장에서는 비용이 덜 든다. 

중요한 건 (비대면진료를 반대하는) 강성이 있다고 해서 계속 손을 안댈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의료계 리더가 필요하다. 리더는 분별력이 있어야 한다. 비난이 두려워 손을 안대고 기피하면 안된다. 

비대면 진료는 거부한다고 없어질 게 아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 연구를 하는 게 중요하다. 

-최근 의학회와 임상진료지침을 공동으로 마련하는 MOU를 체결했던데

지금은 피동적으로 의뢰된 사안을 가지고 연구하는데 앞으로는 전향적으로 해보려고 한다. 그래서 임상근거연구팀도 만들었다. 의료현장에서 사용되는 임상진료지침을 검토하고 좀 더 보완해보려고 만든 팀이다. 이걸 자체적으로 할 수 없으니, 의학회와 함께 하려고 하는 것이다. 

또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정책에  따른 의료기술재평가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재평가사업단을 신설하고, 연구 정책연계성 강화를 위해 정책연구팀도 구성했다. 의료데이터 분석에 전문성이 있는 연구원들로 빅데이터협력팀도 새로 꾸렸다.

-끝으로 기관 운영방향과 관련해 한 말씀 해 달라

보건의료는 의학과 과학, 경제와 사회 등 다양한 가치관에서 논의돼야 하므로 의사결정을 위한 과학적 근거마련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근거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서 근거기반의 올바른 의료문화 정립에 앞장 서 갈 계획이다.

앞으로 대한의학회와 MOU를 기반으로 각 세부학회, 의료인들과 긴민할 협력을 이어나가고, 국민참여단 규모를 확대해 환자 및 일반국민의 참여도 더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다. 소통과 협력으로 올바른 의료문화 정립에 우리가 앞장서 나가겠다.

한편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보건의료 근거창출을 선도하는 전문기관을 추구하며 2008년 12월 출범했다. 임직원은 160명 규모인데, 대부분이 석·박사급 전문가이며, 이중 박사급이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연 예산은 170억원 규모다. 현재는 충무로역 인근 남산스퀘어빌딩에 위치해 있는데, 내년 중 다른 복지부 산하기관과 함께 국립정신건강센터(옛 국립서울병원)가 있는 중곡동으로 이전한다. 

보건의료연구원이 내놓은 주요 연구성과로는 '로봇수술의 안전성과 유효성', '고도비민환자 대상 비만수술 효과 및 경제성 분석', '골관절염환자에서 글루코사민의 임상적 효과', '미용건강증진 목적 정맥주사제 안전성 및 유효성', '미용성형시술 정보집', '만성B형간염 항바이러스제 장기사용 환자의 약물사용과 합병증 위험도에 대한 비교효과 연구' 등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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