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 입찰, 15% 가격에 공급한다는 업체들 많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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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 입찰, 15% 가격에 공급한다는 업체들 많더라"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0.08.10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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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현 교수, 아시아 국가들 사례 소개하며 거론
"보험자-제약, 윈윈할 수 있는 정책대안 될 수도"

제네릭 입찰제도는 보험재정 절감과 선도기업의 R&D 자본 축적을 가능하게 해 보험자와 제약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진현 서울대간호대 교수는 건강보험공단 주최로 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의약품 공급 및 구매체계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건보공단이 지난해 외부에 의뢰해 수행한 '의약품 공급 및 구매체계 개선 연구(책임연구자 이상원 성균관대교수)'를 리뷰하는 두번째 행사로, 주제는 '제네릭 의약품 공급구조 분석 및 지출 개선방안'이었다.

'보험자 입찰제'는 해당 연구에서도 유통거래 선진화를 위한 대안으로 조명됐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보험자 입찰제'를 도입하면 ▲제약사와 도매상의 영세화와 난립, 제약산업 경쟁력 약화(제약산업) ▲의료공급자에게 리베이트나 관계 영업 등 이익을 제공함으로써 발생하는 보건의료 자원 배분 왜곡(보건의료) 등 두가지 폐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보험자가 상한가, 품질관리 수준, 지속적 공급능력 등을 고려해 보다 저렴한 가격과 보다 좋은 품질로 지속적인 공급이 가능한 의약품을 입찰을 통해 선정하고, 그렇게 선별된 의약품만 급여하거나 차별화된 급여를 하면 판매촉진을 위해서 보험자 입찰 선정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입찰제가 야기할 수 있는 부정적 현상들을 고려해 입찰요건이나 절차가 합리적으로 설계된다면 가격과 품질, 지속적 공급능력 등 소비자 후생을 증가시키는 사항 중심으로 시장 경쟁이 이뤄지고, 이를 통해 의약품 공급자의 판매촉진 노력이 환자 후생증진으로 이어진다면 장기적으로는 제약산업 발전과 보건의료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김 교수도 같은 맥락에서 '보험자 입찰제'를 꺼내들었다.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한 박실비아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명한 뒤,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박 연구위원의 생각을 묻는 방식이었다.

김 교수는 "보험자 구매력 활용하는 방안은 어떤게 있을까. 실제 아시아의 적지 않은 국가들이 보험자의 구매력을 활용해서 가격을 굉장히 인하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제네릭이 많은 성분, 대개는 만성질환치료제를 대상으로 보험자가 입찰을 실시한다. 최저가 부근의 가격을 제출한 제품에게 3년 또는 5년 동안 독점적으로 공급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실제 이렇게 해보니까 들으면 놀라실텐데 기존 제네릭 가격의 15% 수준으로 3년간 공급하겠다는 회사가 많았다는 거다. 구매자와 공급자 간 계약이니까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건 쉽지 않겠지만, 보험자의 구매력을 잘 활용하면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또 "입찰제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들의 경험적 결과를 보면 선도기업은 굉장히 넓고 안정적인 공급기반을 확보하게 되고, 매출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니까 여기서 축적된 자본을 R&D에 투자할 여력이 생기게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네릭 가격이 인하되고 보험자는 보험재정이 절감되니까 결국은 보험자와 산업이 (또 소비자까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정책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 연구위원은 "재정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시장규모가 커야 하고 동일제제 내에 여러 제품이 있어서 참여하는 제약기업이 많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입찰의 경우는 보험자가 가격과 제품을 결정하게 된다. 회사들이 참여해서 제시하는 가격이 있고, 이걸 모아서 보험자가 적정 가격을 정하면 그 안(적정가격 범위내)에 들어오는 약을 선택해서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 때 가격수준에 대해서는 상세히 검토해봐야 할 텐데, 최저가보다는 높은 가격이어야 한다고 본다. 여러 기업을 참여시켜 안정적 공급 방안을 마련하고 그런 식으로 일부 약효군에서 시도해보고, 그 다음에 제도를 다듬어가면서 확대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박 연구위원은 이날 발표에서 제네릭 공급구조 개선 및 지출 효율 제고방안 중 하나로 보험자 구매력 활용안을 제시했었다. 구체적으로는 보험자가 선호제품과 가격수준을 결정하고, 사용 촉진 기전(대체조제 의무화, 본인부담 감면 등)을 마련하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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