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발생한 정신과 의사 사망사건..."안타까움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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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발생한 정신과 의사 사망사건..."안타까움과 우려"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0.08.06 2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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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입장문 통해 유족 위로

환자가 휘드른 흉기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숨지는 사건이 또 발생해 안타까움과 우려를 낳고 있다.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은 6일 '안전한 치료환경과 사회적 편견해소를 위한 입장문'을 내고 유족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또 이 사건이 정신질환자에 대한 혐오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지원단은 "5일 부산의 한 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서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사건이 다시 발생한 데 대해 더욱 깊은 안타까움과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고임세원교수 사망사건(2018.12.31.) 이후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방안(관계부처합동, 2019.4.)과 중증정신질환자 보호‧재활 지원을 위한 우선조치 방안(보건복지부, 2019.5.) 등 여러 대책들이 논의됐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했음을 깨닫게 한다"고 했다.

또 "동시에 정신질환자의 인권과 복지를 고려하면서 지역사회에서 회복의 길로 나아가려 했던 그간의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고, 오히려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심화돼 격리와 제재가 가속화되는 게 아닐지 깊은 우려를 갖게 한다"고 했다.

지원단은 "정신건강복지체계는 1995년 정신보건법 제정 이후, 2016년 정신건강복지법으로 전면개정에 이르기까지 변화했다. 그러나 여전히 장기입원, 탈원화, 커뮤니티케어, 치료환경 개선 등 오랜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신질환 치료 및 재활의 근본적 문제 개선에 충실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오늘과 같은 슬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고인이 남긴 숙제 해결을 위해 마땅한 일을 해나갈
것을 다짐한다"고 했다.

지원단은 "정신질환에 대한 막연한 오해와 편견, 그로 인한 혐오는 결국 치료와 회복을 가로막아 악순환을 초래한다. 범죄 행위에 대한 분노는 정당하지만 사건을 저지른 사람과 같은 병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고한 정신질환자들을 비난하지 않아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해소와 차별금지, 균형 있는 시각을 위해 다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원단은) 국민의 행복과 인권을 보장하는 실효성있고 책임있는 법· 제도를 마련할 수 있도록 국가 정신건강복지정책을 선도하고 적극적으로 자문할 것이다. 또한 오랜 과제에 대한 섣부른 미봉책을 지양하고, 현장에 기반한 진지한 성찰과 다학제적 협력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

‘안전한 치료환경과 사회적 편견해소를 위한’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입장문

2020년 8월 5일 부산의 한 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서 환자가 휘두른 흉 기에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다시는 일 어나지 않아야 할 사건이 다시 발생했다는 것에 더욱 깊은 안타까움과 애도를 표합니다.

이번 사건은 故임세원교수 사망사건(‘18.12.31.) 이후,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방안(관계부처합동, ’19.4.)과 중증정신질환자 보호‧재활 지원을 위한 우선조치 방안(보건복지부, ‘19.5.) 등 여러 대책들이 논의되었으나, 근본 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했음을 깨닫게 합니다.

동시에 정신질환자의 인권과 복지를 고려하면서 지역사회에서 회복의 길로 나아가려 했던 그간의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고, 오히려 정신질환 에 대한 편견이 심화되어 격리와 제재가 가속화되는 것은 아닐지 깊은 우려를 갖게 합니다.

정신건강복지체계는 1995년 정신보건법 제정 이후, 2016년 정신건강복 지법으로의 전면개정에 이르기까지 변화하였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장 기입원, 탈원화, 커뮤니티케어, 그리고 치료환경 개선 등의 오랜 과제 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중앙지원단)은 정신질환 치료 및 재활의 근본적 문제 개선에 충실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오늘과 같은 슬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고인이 남긴 숙제 해결을 위해 마땅한 일을 해나갈 것임을 다짐합니다.

무엇보다 진료는 의사와 환자 간에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가장 안전한 시간이어야 하고, 치료는 마음이 아픈 사람이 편견없이 이용할 수 있는 위로의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의사와 환자 모두가 안전한 치료환경을 보장받고, 적절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 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정신질환에 대한 막연한 오해와 편견, 그로 인한 혐오는 결국 치 료와 회복을 가로막아 악순환을 초래합니다. 범죄 행위에 대한 분노는 정당하지만 사건을 저지른 사람과 같은 병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 로 무고한 정신질환자들을 비난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해소와 차별금지, 그리고 균형 있는 시각을 위해 다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중앙지원단은 국민의 행복과 인권을 보장하는 실효성있고 책임있는 법· 제도를 마련할 수 있도록 국가 정신건강복지정책을 선도하고 적극적으 로 자문할 것입니다. 또한, 오랜 과제에 대한 섣부른 미봉책을 지양하 고, 현장에 기반한 진지한 성찰과 다학제적 협력을 추진해 나가겠습니 다.

마지막으로 불의의 사고로 희생된 고인과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감당 하고 있는 유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2020년 8월 6일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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