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치료 흐름은 병용요법...티쎈트릭·아바스틴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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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치료 흐름은 병용요법...티쎈트릭·아바스틴 출발점"
  • 양민후 기자
  • 승인 2020.08.03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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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범 교수 “키트루다-렌비마 기대주"
"과제는 치료제 교통정리와 비싼약가”

간세포암(HCC) 치료의 패러다임이 단독요법에서 병용요법으로 넘어왔다. 신호탄은 면역항암제 ‘티쎈트릭(로슈)’과 표적치료제 ‘아바스틴(로슈)’ 병용요법이 쏘아 올렸다. 두 약제의 조합은 기존 치료제인 '넥사바(바이엘)'를 뛰어넘는 효과를 선보이며 새로운 1차 치료제로 등극했다. 후발주자들도 따라오고 있다. '키트루다(MSD)'-'렌비마(에자이)', '옵디보-여보이(BMS·오노)' 등이 병용전략을 통해 간암 1차치료 효과를 평가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흐름에 따라 향후 간암 1차치료에선 여러 딜레마가 생길 전망이다. 넥사바 등 기존 1차치료제의 역할 정리와 병용요법의 비싼 약가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됐다.

조성범 교수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조성범 교수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전남의대 조성범 교수는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된 대한간암학회 제14차 정기학술대회에서 간암 치료옵션의 발전 현황을 안내했다.

강의에 따르면, 지난 10여년간 전이성 간세포암 1차치료분야에선 3번의 이정표가 세워졌다. 먼저 2007년 넥사바가 SHARP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1차치료제로 허가됐다. 2018년에는 렌비마가 REFLECT 임상시험 결과에서 넥사바에 비열등함을 입증하며, 또 다른 1차치료옵션으로 이름을 올렸다.

조 교수는 “기존에는 단독요법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됐었다. 하지만 간암치료에서 싱글에이전트 치료는 효능에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약물을 병용하는 방향으로 간암치료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020년 5월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새로운 1차 치료제로 등극했다. 해당 병용요법은 IMBRAVE150 연구에서 넥사바에 우월함을 증명하며 간암치료의 변화를 이끌 것으로 주목 받고 있다”고 부연했다.

IMBRAVE150은 치료 경험이 없는 전이성·절제불가 간세포성암 환자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연구진은 336명에게 티쎈트릭·아바스틴 콤보를 투여하고, 나머지에게 넥사바를 투여하며 경과를 지켜봤다. 전체생존기간(OS)과 무진행생존기간(PFS)은 주요지표로 측정됐다.

그 결과, 전체생존기간은 대조군 13.2개월이었고, 티쎈트릭 콤보 투여군은 아직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 이는 티쎈트릭 콤보군이 대조군 대비 사망위험이 42% 줄어든 것으로 읽힌다.(HR=0.58) 티쎈트릭 콤보군의 전체생존기간은 20개월 이상에 수렴할 것으로 조 교수는 추정했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티쎈트릭 콤보군 6.8개월, 대조군 4.3개월로 집계됐다. 티쎈트릭 콤보군이 대조군에 견줘 질환의 악화 및 사망률이 41%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HR=0.59) 객관적반응률(ORR)은 두 군에서 각각 27%(완전반응 5.5%), 12%(0%)였다. 티쎈트릭 콤보군에서 완전반응이 5% 수준으로 나타난 점은 병용요법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것으로 분석됐다.  

조 교수는 “간암치료분야의 임상시험을 살펴보면, 싱글에이전트 연구는 대부분 종료됐고 결과도 좋지 않았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은 면역항암제+표적치료제 또는 면역항암제+면역항암제 등의 병용요법 방식으로 실시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가운데 키트루다와 렌비마 병용요법의 1차치료 효능이 평가되고 있는 LEAP-002 결과가 기대된다. 두 약제의 병용요법 1상 결과를 보면, 객관적반응률은 36% 수준이었다. 이는 티쎈트릭-아바스틴 콤보의 27%를 넘어서는 기록”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옵디보-여보이(임상시험명:CHECKMATE 9DW), 임핀지-트레멜리무맙(HIMALAYA), 티쎈트릭-카보메틱스(COSMIC 312) 등이 향후 간암 1차치료에서 효과가 기대되는 조합인 것으로 평가됐다.

이날 조 교수는 병용요법의 등장에 따른 딜레마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우선 1차치료제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할 것으로 짚었다.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이 기존 1차치료제인 넥사바와 렌비마를 뛰어넘는 효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넥사바와 렌비마가 향후 1차치료에 머물 지, 아니면 2차치료에 활용될 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비싼 약가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명시했다.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3주에 한 번 투여하는 방식으로 사용되며, 1회 투약비는 약 46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제약사측이 운영하는 얼리 액세스 프로그램이 접근성 개선의 키를 쥘 전망이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축적된 리얼월드데이터가 가까운 장래에 보험등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조 교수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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