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회, "의대정원 확대-공공의대 설립, 원점 재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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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회, "의대정원 확대-공공의대 설립, 원점 재검토해야"
  • 엄태선 기자
  • 승인 2020.07.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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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입장 발표...기피지역과 기피과 정책적 지원이 타당

대한의학회가 최근 정부 등이 추진하는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에 대해 원점 재검토해야 하다고 주장했다.

대한의학회는 27일 입장문을 내고 입학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추진에 대해 이같이 촉구했다.

의학회는 "최근 의대 입학정원을 2022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한 해 400명씩 늘려 10년간 총 의사인력 4,000명을 추가 확대하고 공공의대를 설립한다는 정부의 구체적 방안이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보도에 따르면 지역의 의료공백 해소를 위한 지역의사 3,000명, 역학조사관·중증외상·소아외과 등 특수 분야 의사 500명, 기초과학 및 제약·바이오 등 응용 분야 연구인력 500명 등 확대 인력의 활용방안이 구체적으로 계획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 수에 대한 논의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의사의 수를 늘리는 것에는 이득과 부작용이 반드시 수반되며 이를 비교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과정"이라며 "지금 진행되고 있는 의사수의 증가정책에 이러한 비교가 얼마나 뒷받침되어 있는지 그리고 이에 대한 논의가 충분한지 밝혀져야 한다. 빠르게 예상되는 인구절벽의 문제, 4차산업혁명으로 예상되는 의사 역할의 재조정 등은 신중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가 의사수를 늘려야 하는 근거 중에는 향후 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한다는 이유도 있다고 한다"면서 "현재 우리나라의 방역은 K방역이라는 이름하에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상태이며 만약 의사의 수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면 이러한 성과를 거둘 수 없었기에 이러한 감염병 유행을 대비하기 위해 의사수를 증가해야 한다는 논리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의학회는 "오히려 역학조사관 대다수를 단기 계약직으로 충원하는 현재의 시스템을 개혁하지 않고서는 역학조사관의 양과 질이 개선될 수 없는 문제점에 대한 개선, 방역에 투입되고 있는 의료인과 병의원에 대한 처우와 복지 개선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지역 의료공백 문제와 특수 분야 의사 부족 문제 등은 여러 가지 정황으로 점차 심화되어 가고 있는 현실"이라며 "의사수가 부족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심화되어 가고 있다고 보는 견해보다는 기본적인 의료수가의 저하 및 불균형, 아직도 충분히 해결되고 있지 못한 지역간 사회적 불균형 등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라고 지목했다. 의사의 수가 문제이었다면 의사수는 지난 십여년간에 걸쳐 매년 3천여명씩 배출되고 있기 때문에 이미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고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단순히 의대 정원을 확대하고 공공의대를 신설하는 정책을 통해서 이러한 문제들이 해소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예상하지 못한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 내 사회적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의사수 증원도 의대 신설도 정치논리보다는 근거에 기반한 정책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여기에 의과대학의 설립은 여러 측면에서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의학회는 "부실 의학교육의 피해가 학생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얼마나 많은 문제를 일으켰는지 서남의대 폐교 사태를 통해서 충분히 경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논의와 고민 없이 이를 추진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며 "공공의료 확충의 기본은 국가의 시스템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며 천문학적인 국가재원이 투입되는 공공의대의 설립을 추진하기에 앞서 이러한 비용으로 기피지역과 기피과를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며, 근본적으로 '의학교육'이라는 관점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원점에서 재검토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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