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기혼여성만을 위한 곳?...산부인과 명칭변경 추진
상태바
임산부·기혼여성만을 위한 곳?...산부인과 명칭변경 추진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0.07.26 1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혜영 의원, 의료법개정안 대표발의...'여성의학과' 개명
성인 미혼여성 10명 중 8명 "일반병원보다 방문 꺼려져"

우리나라 여성들의 산부인과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미혼 여성 1314명 중 81.7%, 청소년 708명 중 84%는 '산부인과는 일반 병원에 비해 방문하기가 꺼려진다'고 했다.

이유는 명백했다. 성인 미혼 여성의 51.1%, 청소년의 64.4%는 '내가 산부인과를 가게 되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했고, 성인 미혼여성 47.4%, 청소년 57.2%는 '산부인과는 임신과 출산을 위해 가는 곳'이라고 답했다. 

이런 사실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가임기 여성 임신 전 출산 건강 관리지원 방안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이런 인식 탓일까.

만 12세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건강 여성 첫걸음 클리닉 사업' 현황을 보면, 지난 3년간 매년 40% 이상의 여성 청소년이 산부인과가 아닌 소아청소년과에서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접종과 건강상담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산부인과에서 건강 여성 첫걸음 클리닉 서비스를 받은 여성 청소년은 2018년 5.8%, 2019년 4.4%, 2020년 6월 4.6%에 그쳤다. 

2016년 6월20일부터 시행 중인 '건강 여성 첫걸음 클리닉 사업'은 만 12세 여성 청소년에게 사람유두종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예방접종 및 건강상담(사춘기 성장발달 및 초경 관련 상담 2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말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해 11월에는 '산부인과' 명칭을 '여성의학과'로 바꿔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4만여명이 동의한 이 청원에는 나이, 성관계 여부, 결혼과 출생 여부에 상관없이 여성 건강상담과 진료가 필요한데, 산부인과라는 시대착오적 이름 때문에 대부분 여성들이 진료를 꺼린다고 언급돼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부인과 명칭을 여성의학과로 변경하는 의료법개정안을 24일 대표 발의했다.

최 의원은 "임신과 출산 관련 진료도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성장기부터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생리통, 생리불순, 질염, 폐경 관련 질환 치료 등 생애주기에 맞는 적정 진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출산과 부인과 질환을 의미하는 산부인과 명칭 때문에 국민 대다수가 산부인과를 임산부와 기혼여성만을 위한 곳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이에 산부인과 명칭을 '여성의학과'로 변경해 여성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전문 의료기관에 방문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자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입법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법안의 조속한 통과와 함께 진료과목명 개정을 위한 하위법령도 병행될 수 있게 보건당국과 논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이 개정안은 김상희, 김철민, 오영환, 김회재, 신동근, 김경만, 전혜숙, 김용민, 이탄희, 이은주, 장혜영, 김민철, 이수진(비), 박용진, 황운하, 양경숙, 고영인, 박성준, 홍성국, 정청래, 류호정, 이성만, 윤재갑, 이해식, 한병도, 이형석, 홍영표, 송갑석, 이원택, 남인순, 이수진(지) 등 31명의 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