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코로나19 "여전히 사람 만나는 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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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코로나19 "여전히 사람 만나는 게 두렵다"
  • 주경준 기자
  • 승인 2020.07.21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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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락다운자〮가격리 그리고 코로나19 환자 가족의 경험

검역과정을 거치며 한국에 입국한 기자의 첫 느낌은 ‘활기가 넘친다’ 정도로 기억된다.

 

한국으로 들어오기 전 32일간의 국가 전체의 락다운을 경험하고 텅 빈채 적막하기만 한 환승공항을 거쳐 들어온 인천공항의 풍경은 사뭇 달랐다.  

 

락다운은 경험은 이야기할 게 사실 거의 없다. 슈퍼마켓에 물건사기 위해 두차례 외부활동을 한 것을 제외하고 만남 사람도 없고 갈 수 있는 곳도 없없으니 자발적인 감옥을 체험하는 느낌 이외 없다. 또 모든 시설이 문을 닫은 공항은 재난영화 속 한 장면 같고 비현실적이었다. 한국에서 줄곳 생활했던 사람들에게 그 느낌을 전달해주는 것 자체가 쉽지않을 정도로 낯설었던 경험이다.

 

기자가 입국했던 4월 17일 기준으로 입국자들, 공항 직원들과 검역담당자들로 북적이는 가운데 한국의 검역은 철두철미하고 신속했다. 비행기 안에서 작성한 검역관련 서류를 들고 발열체크, 증상 유무확인 과정이 순식간에 이어졌다. 검역확인서를 받아 자가격리앱을 그 자리에서 설치하고 한국 휴대폰이 없는 경우에는 가족에게 확인 연락과 신원 및 자가격리 거주지 확인돼야 검역확인증을 받아 입국심사대로 갈 수 있었다.

 

입국 후엔 입국자를 위한 대기장소에서 기다리며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 이외 모든 활동이 제한됐다. 환전도 불가했고 오랜만에 보는 환하게 불을 켠 식당과 편의점이 지척이지만 이용이 금지됐다.

 

개인 교통수단이 있는 입국자들은 따로 보호자에게 인계되거나 자차로 이동해 거주지로 이동했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하는 경우 경찰의 안내에 따라 줄을 서서 이동한 이후 별도로 마련된 대기장소에서 버스를 기다려야 했다.

 

검역의 철저함은 계속됐다. 밤 12시 즈음 입국자 전용 리무진버스를 이용, 숙소 인근 정류장 내리자 방역복을 입고 있는 보건소 직원이 기다리고 있다. 다시 보건소에서 마련한 차량을 이용해 숙소까지 이동하는 시스템으로 대외접촉의 가능성은 원천 차단됐다.

 

이동 중 자가격리 행동요령과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 방문, 진단검사를 받는 방법까지 이행해야 할 규칙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동시 이용할 마스크와 장갑을 받아 숙소에 도착했다. 금요일 저녁 8시 즈음 한국에 도착, 숙소까지 약 4시간 동안 느낌은 ‘급조한 상황인데도 불구 시스템이 있다’ 그리고 철저하고 안전하다는 것이었다.

 

금요일 밤에 도착한 터라 다음날 토요일 오전 대외첩족을 없애기 위해 도보로 이동해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진단검사를 받고 다시 격리에 들어갔다. 월요일 음성 판정과 함께 택배 하나가 문 앞에 도착했다. 내용물은 간단한 안내문과 함께 의료용 폐기물 봉투와 쓰레기봉투, 온도계, 봉투를 소독하는 소독제 등이었다.

 

양성일 경우 의료용 폐기물로 처리하고 내 격리장소는 소독이 이뤄지는 반면 음성일 경우 간단히 종량제 쓰레기 봉투 버리는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게 모든 가능성에 대비한 내용물이었다. 

 

며칠 후에는 자격격리 물품이 도착했고 잘 알려진 대로 라면, 햇반, 물 등 기본적인 식생활이 가능한 용품들이 배달됐다. 이후 자가격리 기간 동안 매일 2회 자가격리앱을 통해 증상유무를 보고해야 했다. 단 한 번 자가격리앱 보고를 깜박 잊고 있었는데 여지없이 보건소에서 경고를 받았다.

 

락다운 32일과 자가격리 14일, 대화 나눌 상대하나 없이 홀로 46일을 지내는 게 견디기 쉬운 경험은 아니었다. 이후 사람에 대한 그리움 혹은 소중함에 간절했고 만남 자체에 지나치게 들뜬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는 자신의 변화에 스스로 놀랄 정도였다.

 

다만 이후에도 사람들과 만남을 자유롭게 갖는데 부담을 갖을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 그나마 사람들을 자유롭게 만난 건 10일 정도가 전부다. 지금까지도 친형제를 포함 20대 이하 70대 이상 고령자와의 만남은 아예 없고 다른 만남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유는 가족 일원 중에 코로나19 감염으로 치료를 받았던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완치판정을 받은 상태지만 만의하나의 상황에 대한 우려로 조심스럽다. 감염시 서로 다른 곳에서 생활했지만 완치이후 함께 생활을 하는 터라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즉 만남이 다소 자유로웠던 시점은 자가격리 직후 가족 완치자와 함께 생활하기 직전까지 그 사이기간이 전부였다.

 

현재도 감기 기운만 약간 있어도 기자의 생활은 바로 중단된다. 코로나19에 감염됐던 가족은 완치 이후에도 간헐적인 기침 등을 이유로 3차례 거쳐 선별진료소에 방문, 진단검사를 받았다.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건강상태는 피곤함을 호소하며 분명 코로나감염 이전에 비해 분명 허약해진 상태다.

 

완치이후 미세한 증상이라도 발현되면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자발적인 격리에 들어간다. 이미 3차례나 이러한 일을 겪었고 그때마다 거주공간을 분리하는 일이 반복된다. 가족들은 모두 자신의 증상을 체크하고 이상이 없더라도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전체의 삶자체가 위축된다.

 

보건소 측은 음성판정에도 불구 증상이 재발현되는 경우 현재까지 전염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안심이 되는 이야기를 해주면서도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의 활동은 피해줄 것을 당부했다.

 

코로나19 이전까지 그저 평범한 4가족은 여전히 4개월간 그 영향으로부터 전혀 자유롭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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