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범 교수 "졸레어 급여, 통년성 천식 한정 아쉬워"
상태바
김태범 교수 "졸레어 급여, 통년성 천식 한정 아쉬워"
  • 양민후 기자
  • 승인 2020.07.09 18: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간담회서 의견 표명...두드러기도 건보 적용 필요

졸레어(한국노바티스)가 10여년만에 중증 알레르기성 천식치료에 급여를 인정 받았다. 이에 따라 기존 약물에 불응한 환자들의 치료문턱이 한층 낮아질 전망이다. 다만 급여 범위에 대해선 아쉬움이 있다는 견해가 나왔다. 약물의 특성상 다양한 질환에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급여 범위 확대를 기대하는 목소리였다.

김태범 교수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태범 교수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김태범 교수는 9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졸레어 급여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중증 알레르기성 천식과 치료에 대해 소개했다.

강의에 따르면, 천식은 알레르기성과 비알레르기성으로 나뉜다. 알레르기성 천식의 경우 면역글로불린 E(IgE) 증가로 발생한다. 면역글로불린 E는 우리 몸이 알르레기 유발 항원을 적으로 인식해 만들어내는 물질로 폐의 염증을 일으켜 호흡 곤란과 천식 발작 등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레르기성 천식 환자의 10~20%는 고용량 흡입용스테로이드(ICI) 등 기존 치료에 불응하는 중증에 해당한다.

김 교수는 “중증 환자군은 잦은 증상 악화와 고용량 약물 사용에 따른 합병증 등으로 삶의 질이 매우 저하된 상태다. 이들에겐 표준치료만으론 부족하다. 국제가이드라인은 4~5단계에 해당하는 중증환자에게는 졸레어와 같은 생물학적제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내에선 졸레어가 오래 전 허가됐지만 가격이 비쌌다. 따라서 환자에게 권하기 힘들었고, 여러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졸레어 사용률이 높았던 일본과 비교하면, 한국은 천식에 의한 사망률이 높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졸레어는 면역글로불린 E를 표적하는 생물학적 제제다. 국내허가는 2007년 실시됐고, 건강보험 적용은 최근 이뤄졌다. 급여대상은 흡입용스테로이드, 장기 지속형 흡입용 베타2 작용제(LABA) 등의 표준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소아·성인 중증 알레르기성 천식 환자다.

구체적으로 ▲면역글로불린 E 수치 76IU/mL 이상 ▲통년성 대기 알러젠에 대해 시험관 내 반응 양성 ▲12개월 내 코르티코스테로이드가 요구되는 천식 급성악화가 2회 이상 발생한 경우다. 성인 및 12세 이상 청소년에선 ▲FEV1(1초 강제호기량) 값이 정상치의 80% 미만이라는 조건이 더 붙는다.

급여적용은 INNOVATE 연구결과에 근거했다. 해당연구는 중증 지속성 알레르기성 천식 환자 41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들은 고용량 흡입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등을 통해 효과를 보지 못했다. 연구진은 참여자들에게 졸레어(+(ICS-LABA) 또는 위약(+ICS-LABA)을 투여하며 경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일차 유효성 평가 지표인 천식 악화 발생률은 졸레어 투여군이 위약군 대비 26%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증 천식 악화 발생률은 위약군에 견줘 50% 적었다.

이와 함께 천식에 따른 응급실 방문 빈도는 졸레어군이 대조군보다 43.9% 감소했다. 천식 관련 삶의 질(AQLQ) 개선비율은 졸레어군(60.8%), 대조군(47.8%)로 집계됐다. 안전성 및 내약성 프로파일은 두 군간 유사한 수준이었다.

김 교수는 “졸레어의 큰 장점은 10년 이상 축적된 다양한 임상데이터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는 점이다. 주요결과를 살펴보면, 먼저 졸레어는 중증 천식 악화 발생률을 절반가량 줄였다. 또 약을 끊더라도 효과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투여 기간이 길수록 악화 발생률은 더욱 낮아진다는 사실도 확인됐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이런 효과를 바탕으로 졸레어 투여군은 의료기관 방문횟수가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아울러 졸레어는 환자 삶의 질 개선 효과를 보였고, 결근일수 및 경구스테로이드 사용 감소에 기여했다. 약효는 소아에서도 나타났다는 점에서 다른 생물학적제제와 차별성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급여범위와 관련, 김 교수는 아쉬움이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김 교수는 “중증 알레르기성 천식에 대한 급여 인정 기준은 환자의 특성을 고려할 때 합당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년성 천식만 포함됐다는 사실이 아쉽다. 졸레어는 계절성 천식에도 효과가 기대되는 약물이다. 아울러 면역글로불린 E 억제 기전을 바탕으로 특발성 두드러기에도 효과가 좋기 때문에 이런 방향에서 급여가 확대된다면 환자의 혜택이 늘어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