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약국 늘리고 화상투약기 검토하는 엇박자 정부
상태바
심야약국 늘리고 화상투약기 검토하는 엇박자 정부
  • 주경준 기자
  • 승인 2020.07.01 06: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 만능키 '비대면'에 정책 혼선...보상체계 개선이 우선

야간·휴일 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한 환자의 편의성과 접근도를 높이기 위한 정부의 행보가 갈지자 모양새다. 서울시에 이어 부산시까지 대부분의 지자체가 공공 심야약국을 늘리겠다고 나서고 있는데 복지부는 화상투약기라는 철지난 불씨를 살리며 딴짓이다.

특히 2012년부터 서울시가 운영중인 야간 휴일 지정 진료기관 사업과 복지부가 2014년부터 진행중인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은 이미 서울지역에서 일부분 엇박자를 내고 있는 중첩사업으로 교통정리도 못하는 상황에서 '화상투약기'는 공공심야약국을 늘리려는 지자체의 행보와 방향성에 보건복지부가 제동을 거는 모양새다.

서울시는 지난 5월 공공 심야약국 관련 조례를 통과시킨 이후 기존 의원급 의료기관 대상의 사업인 '야간 휴일 지정 진료기관 사업'과의 중첩될 수 있는 부분을 조정하고 두 사업간의 시너지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야간 휴일 진료기관을 늘리면 주면 약국이 자연스럽게 참여함으로써 두 사업 모두 활성화될 수 있다는 복안이다. 다만 문제는 참여 의원과 약국에 대한 보상이 충분치 못하다는 점이고 시의 재원을 최대한 확보해 참여 기관의 손실을 줄여주겠다는 일관된 흐름이다.

시 관계자는 "수익성만 따진다면 운영할 수 없는게 야간·심야 의원과 공공 심야약국이다. 의사와 약사가 희생한다는 마음이 없다면 사실 참여를 유도하는게 쉽지만은 않다" 며  결국 적절한 보상에 대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서울시 야간·휴일 진료기관과 달빛어린이병원의 엇박자

서울시는 진료건당 최대 9천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 소아과 의원을 포함 43개 의원급 의료기관이 참여중이다. 달빛어린이병원은 서울에 4곳(병원 1, 의원 3)이며 전국적으로 21곳으로 2017년부터 건보재정이 투입돼 진료건당 평균 9610원을 급여로 더 받을 수 있다.

지자체에 운영하는 야간·휴일 진료기관에 건보급여는 타 의료기관과 동일하다. 복지부와 서울시가 협의를 이뤄낸다면 두 사업은 시너지를 발휘함과 동시에 건보급여 지원과 지자체 지원을 묶어 현행보다  두배가량의 보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단순한 계산도 가능하다.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해 의원급 의료기관의 참여 독려를 통해, 달빛어린이병원의 운영취지도 더 살릴 수 있고 충분한 보상으로 지지부진한 사업의 활성화를 꾀할 수 있지만 서로가 무심하다. 야간·휴일 환자의 보건의료서비스 편의성을 높인다는 동일한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면 코로나19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지금이 논의의 장을 여는 적절한 시점이다. 

야간 심야약국과 화상투약기의 해묵은 논란

'비대면'이란 용어는 코로나19의 만능키 처럼 작동한다. 지자체의 노력과 무관해 보이는 화상투약기가 다시 등장한 이유는 '비대면'이외 그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공공 심야약국은 인천, 대구, 대전, 광주, 경기, 충남, 제주 등 7개 지자체 현재 44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경북, 충북, 전북을 제외한 모든 지자체가 관련 조례를 통과시켰으며서울과 부산이 본격적인 운영 준비에 착수했다.

야간시간대 약국의 운영지원은 지자체별로 다르지만 통상 월 250~270만원선이다. 야간 근무약사 1인 수당을 약간 웃도는 수준으로 야간·휴일 진료병원과 마찬가지로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지만 점차 활성화되는 추세다.

이를두고 복지부는 약국의 참여가 지지부진하다는 이유로 '화상투약기'라는 비대면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모습이다. 지자체 재원투자와 약국의 희생정신을 지원해줄 방안을 찾기보다 대안을 모색하는 모양세다.

건보재정을 활용하는 방안 등 지원을 모색한 이후 별다른 수단이 없을 경우에나 찾을 대안을 먼저 꺼내든 복지부는 지자체와 약국의 노력에 아예 관심이 없어보인다. 그러나 서울시와 부산시가 사업개시도 안한 현재도 이미 달빛어린이병원보다 공공 심야약국이 두배는 더 많다.

비응급환자의 응급실행 줄이는 효과에도 희생만

약국가의 개원흐름도 분업이후 처방전 일변도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이다. 연트럴파크엔 365일 운영되는 일반의약품 중심의 3평짜리 연남약국이 있다. 또 제주의 달빛어린이병원 2곳도 365일 문을 여는 의원이다.

의원과 약국은 시장의 변화에 맞춰 자연스러운 생태계를 형성하며 야간·휴일 환자들의 의료서비스 접근도를 높이고 있고 정부는 보조를 맞춰 이같은 생태계가 건강하게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야 한다. 답은 충분한 보상이다.

9시 이후 야간 주말 진료 및 조제수가 가산료 인상 등 복지부의 충분한 유인책과 지자체의 지원이 서로 조화를 이뤄낸다면 야간 휴일의 처방과 조제, 일반의약품 판매 등 모든 의료서비스 공백을 줄일 수 있다.  즉 일반약판매라는 제한적이고 보조적 수단에 불가한 화상투약기 논란이 발생할 이유가 없다.

특히 비응급환자의 응급실 방문을 줄이는 것 만으로도 건보재정에 도움이 된다는 점은 의료기관과 약국에 대한 재정적 지원의 이유로 충분하다. 

실제 최근 여수시에서 4개 병원의 응급실 환자대상 분석에 따르면 응급실 환자중 절반이 넘는 52%가 비응급환자로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나 약국에서 일반의약품 구매 만으로도 대처가 가능한 환자군이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