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타테라, 긴급도입 절차로 등재 신속 진행"...환자들 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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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타테라, 긴급도입 절차로 등재 신속 진행"...환자들 안도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0.05.27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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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가원, 환자단체와 간담회서 언급

1회 투여비용이 2400만원에 달하는 한국노바티스의 신경내분비종양치료제 루타테라(루테슘-177 옥소도트레오타이드)가 긴급도입의약품 절차로 급여평가가 신속히 진행될 예정이다.

급여기준 설정 등 여러 변수가 남아 있어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지난 3월 등재 신청된 걸 감안하면 이르면 오는 9월 급여개시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애련 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장 등은 26일 한국환자단체연합와 가진 간담회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 최초 방사성의약품인 루타테라는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긴급도입의약품으로 지난해 11월 28일 도입돼 현재 급여등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심사평가원 측은 "자료 보완에 조금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검토기간인 8월까지 암질환심의위원회와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마치고 9월 중 급여 가능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다. 긴급도입의약품은 약평위를 통과하면 건보공단과 약가협상 없이 건정심 의결을 거쳐 곧바로 등재된다.

우려가 없지는 않았다. 심사평가원 측은 식약처가 루타테라 허가절차를 신속히 밟기로 하자 긴급도입의약품 급여절차를 조금 미루고 정식 급여등재 절차로 진행하는 걸 고려했었다. 최근 분위기라면 식약처가 안전성·유효성 심사를 마치면 머지 않아 '허가평가연계'를 통해 급여 신청이 들어올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문제는 긴급도입의약품이 아닌 정식허가 의약품으로 급여 절차를 밟을 경우 루타테라는 급여평가에 이어 약가협상까지 거쳐야 하기 때문에 긴급도입의약품과 비교해 급여등재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이 더 소요되게 된다. '최소 6개월'이라는 기간은 환자입장에서는 비싼 약값을 감당 못해서 죽음의 문턱을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시간이다.

환자단체연합회도 이 점 때문에 '스텝 바이 스텝'을 심사평가원 측에 요청했다. 긴급도입의약품으로 먼저 등재시킨 다음, 정식 허가 등재 절차를 신속히 밟아달라는 건의였다. 

사실 환자단체연합회나 심사평가원 모두 긴급도입의약품 등재제도에 대해 우려하는 생각은 같았다. 제약사들이 제도를 악용해 정식 허가 등재를 일부러 하지 않거나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심사평가원 측은 "제도 악용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가 없지는 않았다. 이 부분은 앞으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는 의견을 환자단체연합회 측에 전달했다. 

그러면서 "이번 루타테라의 경우는 고액 약값으로 인한 해외 원정치료와 코로나19 사태라는 상황이 맞물려 있어서 긴급도입의약품으로 등재절차를 신속히 밟아 환자들의 접근성을 최대한 보장해 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했다.

심사평가원의 이런 결정에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안기종 대표 일행은 물론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은 크게 안도했다. 
  
앞서 루타테라는 코로나19 사태에 얽혀 이슈로 급부상했고, 이를 통해 그동안 묻혀있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우선은 루타테라는 1회 주사에 2600만원, 한 사이클 4번을 투약받는데 1억원이 넘게 비용이 소요되는 초고가약제다. 

이 때문에 국내 100여명 수준인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은 2018년부터 더 싼 유사약제를 투약받을 수 있는 말레이시아를 오가며 원정치료를 받아왔다. 이 과정에서 부작용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환자들은 감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사태로 말레이시아 원정이 봉쇄되자 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와 환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서면서 루타테라 신속허가와 등재 이슈가 공론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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