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센터 등재 보험약, 약가인하 조정 협의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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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센터 등재 보험약, 약가인하 조정 협의 착수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0.02.21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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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가-상한가 차액 큰 품목 위주로 검토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보유한 보험등재의약품에 대한 상한금액 조정협의가 지난달부터 시작됐다. 약가조정신청은 통상 약가를 인상하기 위해 이뤄지지만 이 경우는 인상이 아니라 인하 협의다. 이유는 뭘까.

희귀필수의약품센터는 지난 20년간 약가제도를 위반한 사실을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 등을 통해 스스로 고백했다. 가령 인 의원이 집계한 최근 4년치(2015~2018년) 약가공급 차액은 65억원에 달한다. 여기서 공급차액은 희귀센터가 해외에서 실제 구입한 가격(수입가)와 상한금액 간 차이를 의미한다. 

현행 약가제도에 의하면 희귀센터는 상한가가 아닌 실구입가로 약값을 청구해야 한다. 하지만 희귀센터는 그동안 구입가와 상관없이 상한가 청구를 해왔고, 5년치 자료만 집계해봤더니 차액이 65억원어치나 달했다는 얘기다.

당연히 이 차액은 보험자가 약품비를 초과 지급한 것이고, 부당청구에 해당한다. 환자들 또한 본인부담금을 더 냈다. 더 가관이었던 건 희귀센터가 이 차액을 수익금으로 인식해 기관운영비로 써왔다는 점이다. 놀라운 건 이런 일을 20년간 방치하고 눈감아온 게 바로 소관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였다.

희귀센터 윤영미 원장은 뒤늦게 나마 이런 불법적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외부에 문제점을 알렸다. 부당청구를 단죄해야 할 복지부도 난감하다. 일단 차액을 환수하는 게 맞는데, 희귀센터는 운영비도 부족해 허덕이는 실정이어서 감당하지 못한다. 또 업무정지 처분을 부과할 수도 없다. 희귀필수의약품 공급업무를 잠시라도 중단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잡힌 방향이 차액환수 없는 상한금액 조정이다. 현재 희귀센터 명의로 등재돼 있는 보험의약품은 총 19개가 있다. 이중 다라프림정은 수요가 없어서 현재는 공급물량이 거의 없다. 또 아이벡스프로글리셈현탁액 등 2개 품목은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있다. 따라서 실질적인 조정대상은 긴급도입의약품이 나머지 16개 품목이다.

희귀센터 관계자는 "수입가는 환율에 따라서 매번 조금씩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조정대상 약제 전체는 아니고 우선은 수입가와 상한가 차이가 큰 품목 위주로 약가인하 조정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되도록 패스트트랙으로(신속하게) 약가조정 협의를 진행하자는 입장이고 의견을 심사평가원 측에 전달했. 이에 대해 심사평가원 측은 특수한 사례여서 어떤 방식으로 절차를 진행할 지 검토한 다음 회신을 주겠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윤영미 원장은 20일 시민·보건의료단체 초청 2020년 제1차 정책간담회에서 "보험약가 차액에 대해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았는데 상한금액 기준 약가청구는 위법사항에 해당한다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제수입금 발생 자체를 차단하기 위해 1월부터 복지부 및 심사평가원과 보험약가 조정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한편 심사평가원 관계자는 "희귀센터로부터 상황 공유만 받은 상태다. (어떤 규정을 활용할지, 아니면 규정을 일부 손질할지 등을 포함해) 어떤 방식으로 갈지 이제 막 고민을 시작한 단계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리적인 해결을 위해 고민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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